파편화됐던 스마트TV 플랫폼이 웹표준 기술인 HTML5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스마트TV 제조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자체 HTML5기반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변화에 가속도가 붙었다.
이런 흐름이 스마트TV 앱 생태계에도 변화를 줄 수 있을까? DGM정보기술(이하 DGMIT) 권혁태 대표를 인터뷰했다.
그간 국내 스마트TV 시장은 구글 안드로이드TV 플랫폼, 제조사 자체 콘텐츠 플랫폼, HTML5 기반 유선방송 세톱박스 플랫폼 등으로 파편화 돼 있는 상태였다. HTML5기반으로 표준화되면 스마트TV 앱 개발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줄어고, 생태계도 활성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하지만 권혁태 대표는 앱 개발사들은 HTML5 중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는 의외의 반응을 보인다. 플랫폼이 표준화되면 개발사는 수고를 덜게 되겠지만 그렇다고 앱을 이용하는 사용자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DGMIT는 2009년 설립돼 스마트폰과 스마트TV 등 이종 기기간 인터랙티브를 손쉽게 실현시키는 기반기술을 가지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오고 있다. 2011년에는 스마트TV앱 공모전 대상을 수상했고 TV제조사와 유선방송 사업자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대표 스마트TV 앱개발사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스마트TV앱이 활성화되려면 무엇보다 사용자들이 TV라는 ‘빅스크린’으로 스마트콘텐츠를 즐겨야할 마땅한 이유가 있게끔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이 지난 6년간 스마트TV 앱개발을 해오며 느낀 권 대표의 생각이다.
한번 실망스러운 경험을 한 사용자들을 다시 돌아오게 하긴 어려워요. 그런데 이미 스마트TV 앱에 사용자들은 많이 실망했잖아요. 이런 인식을 바꿀 ‘킬러앱’이 나와야 해요.
초기에 스마트TV용 콘텐츠는 단순히 스마트폰에서 쓰던 앱을 TV로 옮겨 놓는 수준이었다. TV를 이용하는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외면을 받았다. 예컨대 가족 모두가 사용하는 TV에서 개인화된 애플리케이션인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쓰라고 하는 식이었다.
권대표는 스마트TV앱 개발사들이 많이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도 킬러 콘텐츠를 찾지 못한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도 킬러 콘텐츠가 못돼요. 생각해보면 하드한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게임 콘솔을 구매할 것이고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 게임으로도 충분하거든요. 밖에서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보다가 집에 들어와서는 TV로 이어본다? 그냥 스마트폰으로 계속 보는 게 더 편한데 왜 TV로 이어보겠어요.
DGMIT는 이런 고민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권 대표는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으며 고민한 결과 홈트레이닝 콘텐츠가 큰 화면에 적합한 킬러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홈트레이닝 콘텐츠는 스마트TV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몇 안되는 카테고리 중 하나다. 하지만 단순히 VOD를 보고 따라 하는 단방향성 서비스라 쉽게 집중력이 떨어지고 흥미를 지속시키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권 대표는 홈트레이닝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고 2년전 부터 스마트TV와 스마트폰을 결합한 서비스를 구상해 왔다. 보고 따라 해야 하는 홈트레이닝 영상은 작은 스마트폰이 TV를 대체하기 어려운 콘텐츠 잖아요. 또 항상 손에 들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는 동기부여를 해줄 수 있는 메시지를 꾸준하게 보내주는 거죠. 이런 모델이 스마트폰과 TV가 결합되는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생각해요.
DGMIT는 피터(PTer)라는 1대1 맞춤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신체정보 및 운동정보, 식사일지 등을 입력하면 스마트TV에서 사용자에 따라 맞춤화된 운동 콘텐츠를 보여주고 또 스마트TV에서 사용자의 운동 수행 시간과 운동 강도를 추적해 스마트폰을 통해 가상의 트레이너가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문자와 전화 메시지를 꾸준히 보내주는 게 핵심이다.
예컨대 오랫동안 스마트TV에서 운동컨텐츠를 실행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겐 트레이너가 전화를 걸어 오랫동안 운동을 안하셨네요. 고객님을 위한 맞춤 운동이 준비돼 있습니다라고 말해주는 식의 동기부여가 가능해진다.
웨어러블 기기를 연동해 운동 중 심박수나 칼로리 소비량을 좀 더 정확히 체크하게 하거나 사용자간 랭킹을 표시해주는 부가 기능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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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MIT는 이 밖에도 스마트TV와 스마트폰을 연동해 아이들이 TV를 통해 교육콘텐츠를 보고 학부모가 스마트폰으로 이를 관리하고 원격제어 할 수 있는 교육용콘텐츠 플랫폼 사업도 구상 중에 있다. 역시 유아교육 카테고리에서 매출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권혁태 대표는 “제조사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어 납품하는 B2B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을 벗어나지 못하면 스마트TV 앱 생태계 활성화는 어려울 것이라며 사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제값 주고 구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스마트TV앱 개발사들이 직면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