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어닝쇼크를 기록하면서 삼성 부품 계열사들의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기기 판매 부진 때문으로 지적되면서 삼성SDI·삼성디스플레이·삼성전기 등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를 최대 고객으로 하는 부품 계열사들 실적에도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다.
삼성전자에 스마트폰용 배터리를 공급하는 삼성SDI의 경우 지난 2분기 흑자전환이 예상되기는 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 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삼성SDI 2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269억원으로 39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전분기와 비교해서는 호전되겠지만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는 16.7% 하락한 수치다.
특히 삼성SDI의 PDP·CRT와 자동차·ESS 부문의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분야인 소형전지 사업도 삼성전자 스마트폰 부진의 영향으로 큰 이익을 기록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된다.
어규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자 중저가 스마트폰 재고조정과 태블릿 판매 감소로 소형전지 출하량이 기대치에 미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흑자전환은 가능하지만 영업이익은 시장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서는 흑자전환이 가능하겠지만 예상 영업이익은 1천500~2천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1천200억원에 크게 못 미칠 전망이다. 다만 이번 실적 개선은 중소형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TV용 대형 패널 시황 회복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중소형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출하량의 경우 삼성전자 스마트폰 물량이 크게 감소하면서 덩달아 부진을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중소형 AMOLED 제품은 거의 전량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공급돈다.
갤럭시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07억원으로 지난달 1천억원대 대비 낮아진데 이어, 최근에는 400억원대까지 내려왔다. 당초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던 매출액 전망치도 1조9천524억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하준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당초 2분기 갤럭시S5 출시로 큰 폭의 예상됐지만 삼성전자 실적 부진에 따라 삼성전자향 매출이 55%에 달하는 삼성전기 역시 지난 분기 실적부진을 벗어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삼성그룹 주요 부품 계열사의 실적 부진의 배경으로는 공통적으로 무선사업부의 재고조정이 꼽힌다. 삼성SDI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소형전지와 중소형 AMOLED 등 스마트폰향 핵심 부품이 그동안 고수익을 안겨줬던 효자품목이었지만 최근들어서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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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8일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7조2천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발표했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을 밑도는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에 처음으로 시장전망치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5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 감소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원화 강세가 지속된 가운데, 스마트폰과 태블릿 판매 감소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무선 사업의 실적이 둔화되고 이로 인해 시스템LSI 및 디스플레이 사업도 약세를 보인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