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가 홍보 이미지 및 영상 베끼기 논란에 휩싸였다. 대부분 외주 제작 대행사의 실수로 밝혀진 가운데, 홍보물(광고물)에 대한 제작 대행 의존도가 높아진 탓이란 지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시삼심삼분에 이어 네오플이 홍보물 베끼기로 곤욕을 치렀다. 결과적으로 홍보물을 외부에 맡긴 것이 실수였지만, 검증 작업을 못 했다는 점에서 책임은 피하지 못했다.
우선 네시삼십삼분(대표 양귀성, 소태환)은 대행사에게 인기 모바일 RPG ‘블레이드’의 홍보물 제작을 맡겨 혼쭐이 났다. 블레이드의 지하철 광고 이미지가 타 게임의 광고 이미지를 베껴서다.
현재 문제된 이미지를 내려간 상태. 이 회사는 대행사를 믿고 진행했지만, 의도치 않게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의 홍보물을 만든 대행사는 디오션으로 알려졌다.
네시삼십삼분 측은 “대행사와 협업하는 이유 중 하나는 홍보물 표절 등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래서 제3자 권한을 침해하지 않는 내용을 계약 규정에 넣는 것이 일반적이다. 명예 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억울하고 속상하지만, 이용자들에게 실망감을 줬다는 점에선 변명할 여지가 없다. 좋은 게임과 서비스로 보답하겠다”고 덧붙였다.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대표 이인)도 이와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 어수선했다. 던전앤파이터의 신규 직업 쿠노이치를 알리기 위해 제작했던 애니메이션이 때문이다.
해당 애니메이션은 일본 유명 애니메이션인 나루토와 페이트 등의 일부 장면을 베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틀 만에 삭제됐다. 이 애니메이션은 국내 인기 애니메이션의 외주를 맡았던 디자이너가 만들었다.
네오플 측은 애니메이션 제작자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을 정도. 이 같은 문제가 또 다시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복수의 대행사와 외주 제작자 등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로 풀이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홍보물이 아닌 게임 내 캐릭터 의상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논란이 일었다. 쿤룬 등이 내놓은 중국산 웹게임의 경우 국내 유명 온라인 게임의 고유 디자인을 베꼈다는 의혹으로 몸살을 앓았다.
그렇다면 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까.
이는 그동안 게임업계가 대행사의 의존도를 높이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 집단인 대행사를 통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바랐지만, 오히려 독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일각에선 대행사 재검증 작업을 폭넓게 진행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놨을 정도. 홍보물 뿐 아니라 광고 소재, 마케팅 진행 방식 등이다. 관행처럼 믿고 맡긴 대행 업무를 다시 점검, 실제 일을 잘하는지를 확인해야한다는 얘기다.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최근 수면위에 올라온 홍보물 베끼기 논란 때문에 대행사에 대한 재검증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홍보 뿐 아니라 마케팅 관련 업무도 포함된다. 돌다리도 다시 한 번 두드리자는 의미다”고 말했다.
이어 “홍보물 베끼기의 경우 대행사의 잘못이 컸지만, 이를 확인 못한 게임사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문제의 중심에 섰던 당사자들에겐 아픔이었지만, 업계 발전으로 보면 의미가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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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게임사 내부 직원이 특정 글씨체를 베껴 로고를 만든 문제도 발생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2012년 6월 유니아나가 ‘캘리그라피 손맛글씨’를 운영하고 있는 노용수 디자이너의 캘리그라피(손글씨 폰트)를 자사의 웹게임 타이틀 로고에 그대로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이 문제는 도를 지나친 베끼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유니아나 측은 문제를 인지한 직후 타이틀 로고를 변경했지만, 씁쓸한 추억으로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