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의 금융 채권단이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안건을 가결시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주협의회 안건인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해 이동통신3사의 출자 전환을 조건부로 75% 이상 동의서를 받아 가결했다.
산업은행은 이를 채권단 전체에 통보함과 동시에 이날 이통3사에게도 1천800억원에 이르는 채권에 대한 출자 전환 여부를 결정해 달라는 동의서를 다시 한 번 발송할 것으로 알려졌다.■ 속 타는 팬택, 느긋한 이통사
금융권 채권단이 출자 전환을 골자로 한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함에 따라, 사실상 팬택의 생존여부는 이통3사의 출자 전환 결정으로 판가름 난다.
이통사들이 4일까지 매출 채권 1천800억원에 대한 출자 전환을 거부할 경우 팬택은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이 종료되고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팬택은 지난해 10월 무급휴직 등의 구조조정으로 2천400명에 이르던 직원 수가 1천800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지만 이들은 현재는 직장마저 잃게 될 처지다.
특히 직원뿐 아니라 팬택의 500여개에 달하는 협력사들도 위기다. 팬택 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의 부양가족까지 더하면 팬택이 문을 닫을 경우 약 30만명은 경제적으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지난 1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향후 4개년 계획으로 내놓은 ‘창조경제의 핵심 PP산업 발전전략’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연관 산업을 포함해 3천39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벼랑 끝에 몰린 팬택이 이통사들의 출자 전환 여부를 기다리며 속을 태우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느긋한 모습의 이통사들과 대비되는 이유다.
■ 팬택, 생존 가능성은
일단, 현재까지 이통사들의 출자 전환 분위기는 부정적이다. 출자 전환을 해서 팬택이 위기를 넘긴다 해도 자생할 수 있느냐라는 부분에 회의적인 모습이다. 반면, 팬택은 이통사의 출자전환만 이뤄진다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구조조정 당시에도 발표한 바 있지만 국내 이동통신시장의 10%, 월 15만대만 판매할 수 있다면 충분히 시장에서 자생력을 키울 수 있다는 판단이다.
특히, 광고선전비를 제외하고도 휴대폰 보조금으로 연간 8조원(SK텔레콤 3조4천200억원, KT 2조6천800억원, LG유플러스 1조8천300억원)에 이르는 마케팅비를 지출하는 이통3사가 1천800억원의 채권에 대해 출자 전환을 꺼리는 모양새도 여론에 부정적이다.
팬택이 사라질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로 좁혀지는 시장구조도 독과점적 시장으로 흘러갈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불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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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시장 역시 지난 10여년간 3사가 5:3:2 구조를 고착화시키면서 요금인하 등 소비자 편익이 저해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는데, 제조사마저 2개로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되면 결국 이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가 입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한 업계 관계자는 “팬택의 존재 이유는 단순히 시장 논리로만 볼 것이 아니라 공정경쟁 환경과 소비자 보호라는 측면에서 정부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이통사들도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