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최근 새로 발표한 TV,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용 안드로이드 플랫폼과 관련해 제조 업체가 행사할 수 있는 재량권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보도가 나왔다. 나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과는 대조적이다.
구글의 데이비드 버크 엔지니어링 디렉터는 지난주 열린 I/O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안드로이드웨어, 안드로이드오토, 안드로이드TV는 구글이 통제하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와 기반 소프트웨어로 돌아갈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웨어러블과 TV에서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활용할 때 제조사들이 끼어들 공간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구글에 따르면 UI는 안드로이드웨어, 안드로이드오토, 안드로이드TV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대단히 크다. 특히 안드로이드TV가 그렇단다. 그런만큼 구글은 일관된 사용자 경험(UX)를 원한다는게 버크 디렉터의 설명. 거실에 있는 안드로이드TV나 방에 있는 안드로이드TV나 똑같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버크 디렉터는 새로 선보인 안드로이드 플랫폼들에 대해서는 제품 업데이트도 구글이 직접 챙기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안드로이드웨어와 안드로이드오토에선 데스크톱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제공하는 것과 같은 스타일을 가져가겠다는 셈이다.
아스테크니카는 구글의 이같은 행보는 하드웨어 회사들이 만드는 이런저런 SW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원하는 하드웨어만 구입하는데 신경을 쓰면 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안드로이드웨어와 안드로이드TV를 구글이 강력하게 통제하려는 것을 보면 이들 플랫폼이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오픈소스 SW 형태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는 시각도 덧붙였다.
직접 디자인한 셋톱박스나 스마트워치를 만들고 싶다면 아마존이 파이어TV를 만들때 그랬듯 안드로이드 오픈소스 프로젝트(AOSP) 코드를 갖고 UI나 폼팩터 최적화와 같은 것들을 제조 업체가 일일이 다 직접 챙겨야할 것이란 설명이다.
안드로이드웨어, 안드로이드TV 등과 관련한 구글의 전략은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 취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안드로이드 초창기, 제조 업체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구글 안드로이드를 가져다 썼지만 독자적인 UI나 서비스들을 투입하는 등 상당한 수준의 자유를 누렸다.
당시는 그럴만한 상황이었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자체가 성숙하지 않았고 제조 업체들은 차별화를 위해 독자적인 색깔을 필요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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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조 업체나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만든 SW들이 안드로이드폰에 우후죽순으로 깔리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윈도 노트북에 깔린 SW들에서 보듯, 하드웨어 업체들은 인상적으로 디자인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제조사들마다 UI나 하드웨어 스펙이 제각각이다보니 개발자들이 앱을 개발할때 여러 제품에 맞추느라 애를 먹는, 이른바 파편화 이슈도 불거졌다.
안드로이드가 넘버원 모바일 플랫폼이 된 지금, 구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보다 강도높게 통제하려는 듯 보인다. 사용자들에게 보다 일관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안드로이드웨어, 안드로이드TV, 안드로이드오토를 가져다 쓰는 제조 업체들은 제품을 차별화하기가 예전보다는 힘들어질 것이라고 아스테크니카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