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출시 3년 만에 사용자 4억6천만 명을 넘어섰다. 다른 글로벌 SNS와 비교해도 성적이 좋다. 왓츠앱과 페이스북이 각각 50개월, 68개월 걸린 사용자 3억명 달성을 라인은 단 19개월 만에 이뤘다.
라인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을 라인 내부에서는 크게 3가지로 분석한다. 빠른 커뮤니케이션과 의사결정, 꼼꼼한 데이터 분석과 액션 그리고 현지화 전략이 그것이다.
지난 19일 청담동 비욘드뮤지엄에서 열린 '데이터로 말하는 모바일 마케팅' 컨퍼런스에서 라인플러스의 장소영 부장은 라인이 글로벌 메신저로 부상할 수 있었던 비결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장 부장은 빠른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사례로 왓츠앱이 장애를 일으킨 시간을 활용해 이에 대응하는 마케팅을 펼친 경험을 소개했다.매일매일 데이터를 추적(트레킹)하는데 우리도 알 수 없는 지점에 갑자기 라인 사용자가 급증하더라고요. 알고 봤더니 토요일 밤에 왓츠앱이 장애가 난 거였어요. 이걸 마케팅에 이용할 방법 없을까 라인 그룹채팅 방에 모여 논의했죠. 서비스 장애라는 것이 길게 지속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별로 없었죠. 모든 것을 빠르게 결정해야 했어요. 결국 반나절만에 크리에이티브를 만들고 24개국에 광고를 론칭했어요. 보통 회사 같으면 광고안을 허락 받는 데만 1주일은 걸리는데 이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죠.
라인이 이렇게 빠르게 움직일 수 있었던 이유는 의사결정 과정을 간단하게 했기 때문이다. 대표와 메신저를 통해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도 있고 그룹채팅도 활발하게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어떤 새로운 서비스가 나왔다고 해도 한번도 상상해 보지 못한 것은 없어요. 그것을 누가 먼저 진행하고 오류가 있으면 누가 가장 빠르게 수정해서 진보된 서비스로 나아가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죠. 이런 점에서 빠른 의사결정이 라인의 강점이라고 장 부장은 설명했다.
두 번째 성공 비결은 '꼼꼼한 데이터 분석'이다. 빨리 움직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자 4억6천만 명을 가진 회사가 빠르게만 갈 수는 없다. 가장 효과적인 마케팅과 내부 자원 활용 방법을 찾기 위해 위해 데이터 분석은 필수다.
라인은 데이터를 매일매일 모니터링하면서 예산과 인적 자원을 어떻게 쓸 것인가 결정하고 최적화한다고 장 부장은 말했다.
배너 광고를 집행할 때도 대중들의 반응률과 전환율을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 광고를 진행할 때도 사용자 반응이 가장 중요해요. 배너 광고를 하나 할 때도 내부에서 마케터들이 그냥 결정하는 게 아니라 AB테스트를 통해 반응이 좋은 것으로 교체해요. 우리 의사결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용자의 반응입니다
장 부장은 마지막 글로벌 성공의 비결로 현지화 전략을 소개했다. 메신저와 현지 문화가 별 상관 없을 것 같지만 최근 스티커가 메신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라마다 고유한 감정표현 방식을 녹여내야 한다는 설명이다.
스티커가 라인의 가장 중요한 재산입니다. 스티커가 하나의 감성적인 언어로 작용하고 있어요.
라인은 이탈리아 론칭을 위해 대표 스티커 캐릭터 '문'을 다시 제작하기도 했다. 나라마다 스티커가 표현 하고자 하는 제스쳐와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들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기존 스티커를 보여줬더니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자신들은 이런 방식으로 표현하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실제 이탈리아 인들의 표정을 연구하고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감정을 표시하는 지를 담았죠. 그렇게 '이탈리안 문'이 새롭게 탄생했다.
인도네시아에서 라마단 축제를 스티커로 만든 사례도 있다. 또 이런 스티커들이 현지 반응이 좋다고 한다. 메신저가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라인은 그 국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살펴서 서비스 기획이나 마케팅에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필리핀에 태풍이 왔을 때 관련 스티커를 만들어서 판매 수익을 기부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런 현지화 전략을 통해 일본과 대만에서는 국민메신저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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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의 목표는 왓츠앱을 따라잡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메신저 1위보다 플랫폼으로 역할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 라인의 미래 비전이다. 장소영 부장은 라인은 기본적으로 모바일 메신저이면서 커머스나 기업들이 브랜딩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 형태를 갖춰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아직 구현되지 않았지만 태국에서는 ‘핫브랜드’라는 기업계정 친구를 추가해 모바일 쇼핑과 결제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게 서비스하고 있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모바일 결제가 보편화되어 있지 않고 택배기사가 물건을 배달하면서 직접 돈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라인이 마케팅에서 커머스까지 원스톱 기능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