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국내 클라우드 사업 본격화

싸이 같은 글로벌 스타트업 발굴 지원

일반입력 :2014/06/18 14:32    수정: 2014/06/19 08:20

한국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에 무게를 싣기 시작한 구글이 가수 싸이와 같은 글로벌 스타를 찾아나섰다. 싸이가 동영상 SNS 플랫폼인 유튜브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것처럼 국내 스타트업에게 클라우드 플랫폼의 문을 두드리라는 것이다.

18일 구글은 한국에서 클라우드 플랫폼 사업에 본격 진출한다고 밝혔다.

구글의 클라우드 플랫폼은 실제 구글 내에서 사용하는 컴퓨팅 기술을 외부 개발자에게 공개한 서비스로 ▲컴퓨팅 ▲스토리지 ▲네트워크 ▲앱 서비스 등을 골자로 한다.

전 세계적으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475만개의 모바일 앱이 호스팅 되고 있고, 대표적으로 앵그리버드 개발사인 로비오와 모바일 메신저 스냅챗이 이용하고 있다. 구글의 앱장터에서 쉽게 연동되고, 구글의 인프라를 통한 비용 절감이 주요 특징이다.

김선일 구글 엔터프라이즈 부문 김선일 한국 총괄 상무는 “한국에 혁신적인 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할 때 안정적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역할에 주력하기로 했다”며 “싸이가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스타로 우뚝 선 것처럼, 매출 목표보다는 해외 시장에 한국 개발자들을 얼마나 많이 내보내느냐가 추구하는 당장의 목표”라고 밝혔다.

김선일 상무는 실제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을 소개했다.

모바일 앱으로 웹툰을 서비스하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권정혁 CTO와 모바일 게임 개발사 위고인터랙티브의 하상백 이사가 그 주인공. 이들은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장점으로 비용절감과 글로벌 연동 안정성을 꼽았다.■“회사에 운영팀이 따로 없어요”

권정혁 CTO는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도입한 첫째 이유로 서비스 개발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였다고 밝혔다.

“작년 4월부터 개발을 시작할 때 서버 개발자가 단 한명이었어요. 한달 반 동안 지금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인프라, 데이터베이스, API를 모두 설계하는데 물리적인 한계를 느꼈죠. 이때 제가 구글 앱엔진을 선택하면서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습니다”

웹툰 앱 레진코믹스는 110만명이 이용하고 있다. 무료로 앱을 판매한 뒤 최신 웹툰 콘텐츠나 고화질 콘텐츠를 이용할 때 부분 유료화를 통한 앱 내 결제(IAP)로 수익을 얻는 구조다.

다음달 일본 진출까지 생각중인 이같은 인기 서비스를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1인 개발자가 기본 틀을 다 만들었다는 것이다.

앱 개발부터 시작해 이용자 불만사항을 소통할 수 있는 이메일이나 다양한 API를 구글이 제공하는 여러 서비스를 패키지 방식으로 한 번에 모두 이용할 수 있었다고 한다. 별도로 자체적인 개발 도구를 마련할 필요가 없었다는 뜻이다.

권 CTO는 웹툰과 같은 이미지 서비스란 특수한 상황에서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빛난 순간이 있었다고 귀띔했다.

“기본적으로 만화 서비스는 화질이 생명이고, 이미지 한 장이 10MB 용량에 이르기도 합니다. 유료와 무료 이용자에 다른 화질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모바일이나 PC 등 이용자 환경에서도 다른 화질을 제공하는데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입니다. 그런데 유사한 서비스 중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만 이미지 변환 비용이 무료에요. 우리가 가장 편리하게 이용하는 기능이고, 아마 스냅챗도 이를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스냅챗은 이미지 중심의 모바일 메신저다. 레진코믹스 앱처럼 이미지 파일이 수시로 오가는데 이 부분의 개발 비용을 상당 수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덕분에 레진엔터테인먼트는 사내에 운영팀이 없다고 한다. 구글이 제공한 인프라와 서비스 만으로 한 명의 운영자가 세팅 작업만 할 뿐이다.

■“멀리 떨어진 대륙간 망 연결이 우수합니다”

권정혁 CTO와 자리를 함께 한 위고인터랙티브의 하상백 이사는 멀티플레이 모바일 게임 운영 때문에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택했다.

위고인터랙티브는 1999년 ‘리볼트’란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현재는 리볼트의 IP(지적재산권)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내놓고 있다. 2012년 말 ‘리볼트 클래식’에 이어 지난해 말 ‘리볼트2’를 선보였다. 현재는 여러 이용자가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방식의 리볼트 시리즈를 개발 중이다.

문제는 리볼트2 운영 중에 터졌다. 오프라인 기반의 게임인 리볼트 클래식과 달리 온라인 기반의 게임이란 점이 돌발변수로 작용했다. 네트워크에 계속 연결돼 있는 모바일 게임을 운영해보지 못한 경험이 발목을 잡은 것.

“1천만 다운로드는 넘었는데 서비스 질이 너무 낮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이용자가 게임을 하는데 네트워크 연결이 불안하고, 응답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일이 다반사였어요.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했는데 아시아 지역은 괜찮았지만 글로벌 서비스는 불만족스러웠습니다. 특히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는 게임 피드백이 나빴어요.”

결국 글로벌 시장을 노려야 했던 위고인터랙티브는 대책을 마련하고 새로운 솔루션을 찾아다녔다. 비용과 인력, 게임 개발 시간을 아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다.

이 때 하상백 이사는 3가지 종류의 서비스를 두고 고민했다고 한다. 다른 글로벌 서비스를 염두하기도 했지만,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이 가장 안정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특히 네트워크 부문의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

“3달 정도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하다가 해외 지역에서 응답 대기 시간 때문에 게임 진행이 안되던 점을 해결하게 돼서 미래를 위해 구글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컴퓨팅 엔진은 서비스가 안정적이라 세팅 작업이 편했고 다른 패키지 서비스도 추가로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위고의 차기작에서 이용키로 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의 서비스는 ‘구글 빅쿼리’다. 클라우드 환경에서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도구로써, 하상백 이사는 게임 로그를 데이터로 모두 남기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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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서비스는 여러 이용자가 남기는 게임 로그 기록을 중요하게 여긴다. 예컨대 게임 이용자가 어느 지점에서 불편을 느끼거나 유료 결제를 하고, 게임 이용 시간이 지속되는지를 관찰해야 한다.

리볼트 다음 버전은 이같은 이용자 행동 기록을 모두 데이터로 남기고 이를 분석해 게임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를 가공하기 편리하게 제공되는 앱의 통계를 보고 게임 내 문제점을 빨리 찾고, 이용자 응대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