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사의 불법 보조금 지급 행위에 대한 사실조사 착수 이후 첫 주말 이동전화 번호이동 시장이 급랭했다. 일평균 5만건 이상 치솟던 번호이동 수치는 가라앉았다.
얼핏 보면 규제당국의 움직임에 따라 시장 안정화를 이끌어낸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든 보조금 과열 경쟁으로 치닫을수 있다는게 정부와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주말 3일간 번호이동 건수(알뜰폰 포함)는 4만9천284건이다. 지난달 29일과 30일 단 하루 동안 5만건을 넘어섰던 것과 비교하면 시장은 상당히 안정화된 수준이다.
방통위가 사실조사에 나선 시점은 지난 29일. 사실조사 발표 직후 30일 발생한 번호이동 건수는 전날 예약 가입을 받은 수치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즉, 규제당국이 제재를 전제한 조사에 나서자 시장이 급속도로 안정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2개 사업자가 영업정지를 받아야 하고, 나아가 조사 단계에서 시장 과열 주도사업자를 골라 한 곳만 처벌하겠다는 극약처방에 사업자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주말 동안에 지속된 시장 안정화가 꾸준이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거의 없는 편이다. 언제든 보조금 전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재개 이후에 대기 수요가 한번에 빠져나가는 모습이 과열로 볼 수 있다”며 “한 차례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자동 감쇄 효과처럼 보이지만 언제든 수요가 증가할 여지는 많이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통신사의 마케팅 정책이 덜 공격적으로 움직였다기 보다 유통 현장에 쌓인 재조 물량이 부족한 결과로 보인다”면서 “출고가를 낮춘 저가 단말기는 이미 바닥을 쳤고, 신형 단말기도 예약 가입으로 들어오는 족족 빠져 현재 공격적으로 팔 물량이 전체적으로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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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역시 잠시 냉각된 시장 환경으로 시장 안정화를 이끌어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 시행 전에 언제든 시장점유율 전쟁이 벌어질 수 있고, 미래창조과학부 사업정지로 변화한 가입자 수에 따른 마케팅 공세도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통신 사업자들이 장기간 영업정지 제재로 마케팅 비용을 상당 수준 비축했기 때문에 내부 목표에 따라 언제든 다시 시장이 과열될 수 있기 때문에 사조사 기간 중에 감시를 늦출 수 없다”며 “시장 안정이 지속될 경우 안정화된 기간은 사실조사의 실질적인 조사 기간에서 배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