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게임표심' 잡기에 안간힘

“반짝 공약 그쳐선 안 돼”

일반입력 :2014/05/29 08:23    수정: 2014/05/29 11:11

게임이 한류 대표 콘텐츠로 위상을 갖추고, 게임 규제를 둘러싼 논란이 사회적 화두가 되면서 게임정책이 주요 선거 공약으로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당 차원에서 정책을 결정짓고 대중들과 소통하려는 노력으로 게임이슈를 활용하는 사례까지 등장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과거 어른들의 시각에서 아이들의 놀이에 그쳤던 게임이 이제는 정치인들이 민심을 반영하고 표심을 잡기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되는 것.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을 글로벌게임과 e스포츠 메카도시로 육성하기 위한 2대 목표와 주요공약 8개를 발표했다. 부산에 문화게임콘텐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게임 전시회 지스타의 세계적 위상을 정립하고자 다양한 정책과 공약을 내놓은 것이다.

오 후보가 게임진흥공약을 내놓은 이유는 경쟁 후보인 새누리당 서병수 후보와 차별화 전략을 펼쳐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해서다. 부산 지역구 의원이었던 서병수 후보가 지난해 게임규제법을 공동 발의한 사실을 꼬집고, 이 때문에 무산될 뻔 했던 지스타를 더욱 발전시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비판이 거세지자 서병수 후보 측도 부산을 게임산업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을 뒤늦게 내놨다. ‘수영강 엔터테인먼트 벨트’를 구축해 부산을 게임·문화·예술 도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또 그는 게임물관리위원회와 게임콘텐츠등급분류위원회를 부산으로 유치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이 부산시 게임산업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점을 내세우는 등 게임표심 안기에 나섰다.

게임정책과 관련한 공약이 나오진 않았지만 남경필 후보와 김진표 후보가 도지사로 출마한 경기도 역시 게임표심이 선거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주요 지역이다.

새누리당 남경필 후보는 게임 대표 단체인 한국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장을 맡는 등 게임규제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반면 김진표 의원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강제적 셧다운제 입법 당시 찬성표를 던짐으로써 게임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게임 단지로 볼 수 있는 판교 테크노밸리가 경기도 성남시에 위치해 있는 만큼 차기 경기도지사를 선택하는데 있어 게임표심이 미칠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나아가 그 동안 국민들과 소통이 부족하다고 지적을 받아온 새누리당은 모바일 정당 ‘크레이지 파티’를 만들고 첫 찬반 투표 주제로 ‘게임중독법’(중독 예방·관리 및 치료를 위한 법률안) 카드를 꺼냈다. 6·4 지방선거에서 젊은 표심을 얻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크레이지 파티는 새누리당이 모바일 민심을 읽는데 활용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국민투표 사이트로, 새누리당은 10만 서명이 성사되면 이 결과를 정책 결정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이다. 게임중독법이 세대 간 갈등, 정치적 갈등, 종교적 갈등으로까지 번진 만큼 가장 뜨거운 논쟁 중 하나인 게임중독법에 대한 국민들의 찬반 의견을 받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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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크레이지 파티의 게임중독법 찬반 투표는 다음 달 20일까지 진행되며, 지난 28일에 이어 다음 달 11일 에도 게임규제법 토론이 진행된다. 토론회는 크레이지 파티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게임산업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하나의 문화이자 콘텐츠산업으로 성장하면서 이제는 정치인들의 공약으로, 또 민심을 읽어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면서 “선거기간 표를 얻기 위한 반짝 공약이 아니라 한국게임산업이 발전해야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뤄지고 나아가 국가경쟁력이 제고된다는 취지에서 나온 진정어린 공약이고 전략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