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가 인하되면 통신요금도 줄어든다

할부원금 낮아져 비싼 요금제 쓸 이유 적어져

일반입력 :2014/05/21 16:30    수정: 2014/05/22 09:46

이동통신 3사가 장기간 영업정지를 끝내고 일제히 단말기 출고가 인하 카드를 꺼내들고 있다. 고객들의 단말 구입 부담을 줄여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두 가지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기기 값이 내려가기 때문에 할부 원금이 줄어들 수 있다. 또 매달 내는 통신 요금도 줄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통신 서비스 사용량과 상관없이 단말 보조금을 많이 받기 위해 매달 요금할인 금액이 큰 고가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출고가가 내려가면 단말 구매 부담이 줄어 쓸 데 없이 비싼 요금제 가입하지 않아도 된다.

과거보다 더 싼 요금제에 가입해도 비슷한 단말을 구매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는 각사가 단독으로 출시한 단말기에 3사 공동으로 출시한 휴대폰의 출고 가격도 내리기 위해 제조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통 3사 공동 출고가 인하 단말기는 총 4종으로 ▲LG G2 ▲LG 옵티머스G프로 ▲팬택 베가아이언 ▲팬택 베가시크릿업 등이다. 제조사와의 출고가 인하 합의를 통해 이들 스마트폰은 이전 가격과 비교해 적게는 16만원에서 많게는 30만원 가량 저렴해졌다.■출고가 인하, 통신료 합산되는 할부원금 낮췄다

단말기를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은 휴대폰의 출고가에서 보조금을 제외한 비용인 할부원금으로 계산한다. 약정 가입을 할 경우, 할부원금에서 매달 개별 요금제에 책정된 약정할인을 받는다.

예컨대 95만4천800원에서 69만9천600원으로 출고가가 떨어진 LG G2를 구입할 때 법정 보조금 가이드라인 최대 금액인 27만원을 받을 경우 42만9천600원이 할부원금이 된다.

여기에 SK텔레콤 ‘LTE 전국민 무한 69’ 요금제로 2년 약정 가입할 경우 매달 1만7천500원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다. 24개월에 걸쳐 총 42만원의 요금 할인을 받으면 실제 단말기 부담금은 9천600원이 된다. 이같은 고가 요금제로 가입하면 G2를 공짜폰으로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출고가 인하 이전이라면 G2를 SK텔레콤의 같은 요금제로 가입할 때, 26만원 가량의 기기 값을 치러야 했다. 이는 매달 통신 요금에 할부로 계산돼, 2년 약정 기준으로 가계 통신비를 1만원 이상 증가시켜왔다.

■굳이 약정할인 금액 큰 고가요금제 가입하지 않아도

할부원금이 낮아지는 효과 외에도, 매달 2만원 가까이 요금할인을 통해 기기값 부담을 낮추려고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KT의 LTE 요금제를 기준으로 보면 월 기본료 8만원 이상인 요금제의 2년 약정 가입시 매달 주어지는 요금할인이 2만원대다. 월 기본료 5만~7만원 요금제의 경우 1만4천~1만8천원 수준이다. 2년간 같은 요금제를 유지할 경우 월 기본료가 8만원을 넘으면 48만원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비싼 기본료를 내야만 한다.

앞서 예시한 G2 단말기를 KT의 망내 무제한 요금제로 가입하고 27만원의 보조금을 받을 때 월 기본료 7만5천원 이상이면 공짜폰이 된다. 동일한 조건일 때 기본료가 가장 저렴한 ‘모두다올레35’로 가입하면 26만원 가량의 기기 부담 비용이 나온다.

G2의 출고가 인하 이전 가격인 95만4천800원으로 같은 계산을 해보면 월 7만5천원의 요금제를 쓸 때 약 25만원의 기기 부담 비용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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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G2의 출고가 이전에 7만5천원 요금제를 쓸 때와 출고가 인하 이후 월 3만5천원의 요금제로 가입할 때 드는 기기 부담 비용이 비슷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기기 값이 싸지면서 저가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서울 홍대 지역의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매장 방문객들이 최신 스마트폰을 찾는 경우가 아니라면 현실적으로 약정할인을 포함해 실제 단말기 구매 비용의 평균적인 심리적 마지노선이 30만원 수준이다”면서 “휴대폰 값이 내려가면서 기기 비용을 낮추려고 자신이 다 사용하지도 못하는 고가 요금제를 선택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