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보그 시대 예고…쌀알크기 무선 임플랜트

스탠포드대, 수년내 상용화

일반입력 :2014/05/20 11:29    수정: 2014/05/20 13:25

이재구 기자

사람 몸 안에 쌀알 크기의 초소형 심장박동기를 심고 외부에서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임플랜트 충전기술이 개발됐다. 그동안 공상과학소설(SF)의 영역으로만 여겨져 왔던 인간생체신호를 읽어들이는 센서와 사이버네틱 임플랜트를 이식하는 상황이 점점 더 현실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여겨진다.

씨넷은 19일(현지시간) 스탠포드대가 동물생체실험을 통해 이같은 초소형 임플랜트 기기 충전실험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내용은 미국립과학학술원(NAS)의 19일자 논문에 게재됐다.

스탠포드 애나 푼 교수팀은 피부위의 전원공급장치를 통해 무선으로 몸 깊숙이 들어가 있는 초소형 임플랜트 기기를 작동시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쌀알 크기의 인공심장박동기는 별도 배터리 없이 피부 위에 있는 신용카드 크기의 전원공급장치와 무선으로 맞물려 작동됐다. 이 카드는 중거리무선전송(mid-field wireless transfer)기술을 사용해 전원을 공급하며 기술발전에 따라 더 작아질 수 있다.연구팀이 사용한 쌀알만한 초미세 임플랜트 기기는 몸속 깊숙이 심어진다. 배터리가 필요없는 것은 물론 기존 방식보다 획기적으로 작아졌고 작동시간은 훨씬 더 길어졌다.

이 성과는 수술을 통해 유선으로 심장박동기와 심장을 연결하는 배터리 방식의 심장박동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심장병환자, 뇌질환 환자들은 수술을 통해 유선으로 배터리와 연결된 크고 무거운 심장박동기, 신경전달물질전달 기기를 장착해야만 했다.

애나 푼 스탠포드전기전자공학과 조교수는 수년간 연구해 온 중거리무선파전송(mid-field wireless transfer)으로 이름붙인 새롭고 독특한 전파기술을 의료용 임플랜트기기에 적용했다. 실험결과 근거리파와 원거리자기장파를 섞은 이 전파는 피부표면에서 흡수되지 않고 깊숙이 퍼져 임플랜트기기를 충전할 수 있게 해 주었다.그녀는 토끼 등 작은 동물들을 대상으로 한 초소형 심장박동기 임플랜트를 무선충전시켜 작동하는 실험에 성공했다.

푼교수는 “우리는 이들 기기가 의료처치 및 고통완화용으로 손쉽게 신체에 이식될 수 있도록 가능한 한 작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윌리엄 뉴섬 스탠포드신경과학연구원 이사는 “이 전자기기를 실용화하기 위해서는 단말기가 초소형화돼야 하며 뇌표면에서 수 cm깊이의 깊숙한 곳에 심어질 임플랜트기기를 무선으로 충전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고 말했다.

뉴섬은 “이 기기가 특히 뇌의 특정부위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뇌 임플랜트기기용으로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푼교수의 이번 성과에 대해 “임플랜트기기를 작동시키는 방식의 수수께끼를 푼 엄청난 개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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푼교수의 기술은 사람들이 신체와 뇌에 더많은 임플랜트기기를 심어 생체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감각을 증대하는데 사용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의 성과는 이런 임플랜트기기를 피부 아래에 심어 사용할 사이보그들이 대거등장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푼의 배터리 기술혁신은 이런 상상속 미래가 현실화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푼과 그의 연구팀은 이제 사람을 대상으로 배터리없는 심박기를 테스트할 계획이다.하지만 중거리무선파 무선충전기술 상용화까지는 몇 년 더 기다려야 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