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장에 나온 웨어러블 기기 중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제품은 열이면 열 모두 디스플레이를 달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품 중 대부분이 '투박하고 무겁다'는 문제를 함께 안고 있다. 손목 곡선에 최대한 가깝게 휘어지면서 두께까지 얇은 소형 디스플레이가 없어 정사각형, 혹은 직사각형 LCD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쓰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기어핏이 1.84인치 커브드 AMOLED 디스플레이를 달았지만 손목에 찼을 때 어색하다는 문제는 그대로다.
소니코리아가 8일 출시한 웨어러블 기기 '스마트밴드 SWR10'(이하 SWR10)은 스마트폰과 연동이 가능하고 운동량을 측정해 주는 피트니스 기능까지 갖췄다. 하지만 다른 제품들이 항상 달고 있던 디스플레이는 아예 빼버리고 필요한 기능만 담았다. 손목에 찰 때 느껴지는 갑갑함과 무거움도 상당히 덜어냈다.
■교체 가능한 손목끈 낱개로는 안 파네
SWR10은 본체와 손목끈이 분리되는 타입이다. 손목끈 안에 만들어진 주머니 안에 본체를 밀어 넣는 방식이며 본체를 넣는 입구도 손목끈 옆이나 위가 아니라 손목과 직접 맞닿는 뒤에 있다. 격하게 움직이다 본체만 흘리거나 떨어뜨릴 염려는 줄었다. 오히려 손목끈 고정이 풀리거나 헐거워져서 제품 전체를 잃어버리지 않을지 고민하는 것이 낫다.
손목끈은 제품을 구입하면 길이에 따라 스몰, 라지 두 종류가 따라오며 색상은 검정이다. 손목 굵기에 따라 맞는 제품을 선택해 착용하면 되며 남자라도 손목이 가는 편이라면 스몰 사이즈를 쓰는 것이 좋다. 추가 손목끈은 컨셉에 따라 각각 세 가지 색상을 엮어 클래식, 액티브, 패션 등 세 가지 세트로 출시된다. 하지만 색상별로 손목끈을 낱개로 팔지 않아 반드시 세트를 사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다. 제누스 등 국내 업체도 목걸이형 케이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조작 가능한 버튼은 옆에 달린 버튼 하나 뿐이다. 버튼을 한 번, 또는 두 번 누르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지정된 동작을 수행한다. 내장된 동작 센서도 조작에 쓰이는데 본체 표면을 두드리는 횟수에 따라 동작이 달라진다. 스피커는 안 달려 있지만 진동 모터와 고휘도 LED 세 개를 내장했다. 전화나 문자,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메세지가 도착하거나 스마트폰이 몸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떨리면서 LED가 켜져 경고해준다.
■안드로이드 4.4 스마트폰과 호환돼
SWR10은 블루투스 규격 중 최신인 블루투스 4.0 LE를 이용한다. 주변기기용으로 만들어진 규격이라 최소한의 전력만 이용하는데 항상 켜져 있어야 하는 웨어러블 기기에 적합한 규격이다. 단 이런 특성 때문에 스마트폰도 블루투스 4.0 LE를 지원해야 한다. 소니 스마트폰 엑스페리아 Z1/Z2와 기본 호환되며 삼성전자 갤럭시S4/5, 갤럭시노트3, LG전자 넥서스4/5 등 안드로이드 4.4(킷캣)를 쓴 다른 회사 스마트폰도 연결된다. 하지만 아이폰은 연결되지 않는다.
내장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방식이며 용량은 35mAh다. 제조사가 밝힌 배터리 지속 시간은 최대 5일이다. 제품 아래에 달린 마이크로USB 단자를 통해 충전한다. 데이터 교환은 블루투스로만 하기 때문에 PC나 노트북에 연결해도 충전 기능만 작동한다. 스마트폰이 꺼지거나 블루투스 연결이 끊어져도 움직인 내용을 기억했다 다음에 스마트폰과 연결되면 다시 자동으로 동기화한다.
방수・방진 규격은 엑스페리아Z2와 동일한 IP58이며 제조사 설명에 따르면 수심 1.5미터 아래 맑은 물에서 최대 30분까지 버틴다. 세면대에 2cm 높이로 수돗물을 받아 놓은 다음 약 10분간 빠뜨렸다 꺼냈지만 정상작동했다. 손목끈을 벗기고 확인해 보았지만 물도 거의 스며들지 않았다. 손목에 차고 다니다 물이나 음료수를 흘리거나 비에 젖어도 바로 닦아내면 안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단 손목끈이 마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본체를 손목끈에서 분리한다면 방수 성능은 보장할 수 없다.
■버튼 누르고 두드려서 조작 설정은 복잡하네
SWR10과 스마트폰을 연동하려면 소니 액세서리와 접속하는 데 필요한 '스마트커넥트', 스마트커넥트와 SWR10을 연결하는 플러그인, 운동량을 기록하고 SWR10의 기능을 설정하는 '라이프로그' 등 세 가지 앱을 설치해야 한다. 세 앱 모두 구글플레이에서 설치할 수 있고 가격은 무료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기능을 켠 다음 연결하면 되며 NFC(근거리통신기술) 태그를 내장해 본체 위로 스마트폰을 가져가도 페어링된다. 페어링이 끝나면 스마트폰 화면 위 알림 영역에 아이콘이 나타난다.
라이프로그 애플리케이션은 SWR10을 통해 수집한 운동량과 칼로리 소모량은 물론 전화통화, SNS 이용량, 웹서핑 등 스마트폰으로 실행한 모든 작업을 시간대별로 모아 한꺼번에 보여준다. 운동량을 제외한 다른 항목은 SWR10과 연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자동으로 수집된다. 본체 버튼을 길게 눌러 수면 모드로 바꾸면 수면 시간도 기록한다. 본체 버튼을 두 번 누르면 라이프로그 기능이 작동하며 실행된 순간의 위치와 실행된 동작을 간단한 메모와 함께 기록할 수 있다.
본체 버튼을 누르면 기본으로 미디어 플레이어 기능이 실행된다. 버튼을 한 번 누른 다음 한 번 두드리면 재생, 두 번이나 세 번 두드리면 곡을 앞뒤로 넘기는 방식이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재생 제어를 하는 방식보다는 덜 직관적이다. 연결된 애플리케이션은 설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바꿔주면 되지만 기기 설정과 애플리케이션 설정 화면이 복잡하게 분리되어 어떤 기능을 어디에서 바꿔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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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밴드 SWR10은 디스플레이를 아예 빼고 스마트폰 연동을 통해 알림 기능과 운동량 측정 기능만 담았다. 손목에서 느껴지던 갑갑한 느낌도 많이 덜어냈고 무게도 26g으로 줄여 오래 차고 있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손목끈을 추가 구입할 때 낱개가 아닌 세 개 세트로만 살 수 있고 기능 설정이나 프로그램 연동이 여러 메뉴로 분산되어 산만한 것이 흠이다.
비슷한 포지션에 있는 삼성전자 기어핏과 비교하면 손목 피트감이나 호환성은 이 제품이 앞서고 조작 편의성은 터치스크린으로 여러 기능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기어핏이 앞선다. 가격은 11만9천원이며 단순히 피트니스 기능만 담은 다른 제품과 비교하면 훨씬 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