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업체 A사는 한 포털 인기 중고거래 카페에 관심 제품이 등록되면 알림을 받을 수 있는 앱을 개발했다. 당시 해당 포털과 카페에선 이런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사용자들에겐 상당히 유용한 앱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포털은 해당 업체가 무단으로 콘텐츠를 사용했다며 고소했고 결국 앱은 서비스를 중단해야했다.
반면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이트 익스피디아는 외부에서 자사 콘텐츠를 활용한 비즈니스를 펼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했다. 호텔정보, 비행기 좌석 정보 등 여행 상품 콘텐츠를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로 제공하고 있다. 파트너십을 맺으면 누구라도 익스피디아 API를 가지고 온라인 여행사, 여행 정보 사이트, 멤버십 사이트 등을 만들 수 있다.
기업 내부 서비스를 모듈화해 외부 다른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가져다 쓸 수 있게 만든 것이 오픈API다. API를 사용하는 입장에선 개발에 들이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하고 빠르게 신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API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자사로 유입되는 트레픽을 늘리는 간접적인 효과부터 API호출 건 수당 비용을 받는 직접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익스피디아 같은 경우 전체 매출의 80%이상이 API를 사용하는 외부 서비스로부터 창출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익스피디아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걸음마 단계다. 이런 가운데 KTH가 API를 활용한 콘텐츠 유통 모델을 들고나와 주목된다.
KTH는 지난해말 API유통 스토어를 공개했다. API를 제공하려는 업체와 사용하려는 업체를 연결해주는 방식이다.
사업을 기획한 이영국 팀장은 포털 파란 시절 지도서비스를 담당하던때, 구글에서 지도 API를 유료로 판매하면서 큰 수익을 내는 것을 보고 API비즈니스의 가능성을 감지했다고 한다.
KTH안에서 API 앱스토어가 비중이 큰 사업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에는 있지도 않았던 사업을 만들었고 지금은 매년 30%씩 매출을 늘리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비전이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KTH의 API사업팀 이영국 팀장은 국내 DB콘텐츠 유통 시장은 연간 약 3천600억 정도 규모로 추산된다며 콘텐츠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API라는 채널을 통해 이뤄지면 더 활성화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KTH에 따르면 전국 추천 레스토랑 정보를 DB형태로 판매하고 있는 B업체의 경우 콘텐츠를 엑셀 등의 파일 형태로 전달하고 있다. B업체 입장에서는 구매자들이 DB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제대로 파악할 수 없고 불법복제 될 위험도 안고 있다.
DB를 판매할 때 이런 위험부담 비용까지 포함시키다 보니 DB가격이 8천 만원을 육박한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웬만큼 규모 있는 기업이 아니고서야 DB구매가 쉽지 않다. 스타트업이 이런 정보를 이용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기 어려운 환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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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국 팀장은 “API를 통해 호출된 건 수만큼만 과금하면 B업체에서도 누가 얼마나 사용했는지 확인 할 수 있고 사용업체들도 한번에 DB를 다 구매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로그램 기능을 모듈화 해서 외부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만을 API로 생각해 상당히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은데 기업 내부 DB 정보를 외부에서 필요할 때 불러다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도 API의 또 다른 큰 축”이라며 “미국의 뉴욕타임즈도 홈페이지에 개발자 코너를 만들어 뉴스API를 공개하고 있는 것처럼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면 어렵지 않게 API로 만들어 유통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