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습기 시장 '치킨게임' 시작되나…경쟁과열

일반입력 :2014/05/07 17:09

이재운 기자

제습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신규 진입 업체가 늘어나고 있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가격도 떨어지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제습기 시장의 ‘치킨 게임’을 우려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제습기 시장은 최근 4년간 평균 2배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 시장규모는 130만대에 이르렀다. 올해에도 260만대 규모로 2배 이상이 될 전망이다.

제습기의 인기는 점차 길어지는 장마철에서 비롯된다. 지난해 7월에는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비가 오지 않은 날을 한 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였다.

기후 변화에 의한 수혜를 입은 제품인 셈이다. 거기에 여러 부가 기능을 더하고 옷장, 샤워실은 물론 비닐하우스 같은 농업 현장 등 다양한 활용도가 늘어나 사계절용 제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아열대 기후로 변하면서 제습기 시장이 부상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현재 제습기 시장은 위닉스를 필두로 LG전자, 삼성전자 등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위니아만도, 콜러노비타 등이 뒤를 잇는다. 루헨스, 캐리어에어컨 등도 신제품을 내놓았다.

관련업계는 제습기 업체를 40개 이상으로 보고 있다. 온라인 등에서 드러난 업체가 30여개, 이외 자체 유통망을 통해 판매를 한 소형 업체 10개 등이다. 업체 수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올해도 제습기 시장에 여러 업체가 뛰어들었다. 동부대우전자가 지난 3월 제습기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쿠쿠전자는 공기청정 기능까지 겸비한 제품을 출시했다. 이어 최근 롯데기공과 한일전기도 제품을 출시했다. 동부대우전자와 롯데기공은 대기업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상장과 동양매직 인수를 추진 중인 쿠쿠전자는 이 참에 밥솥 제조사 이미지를 씻어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제습기 시장 확대에 나섰다

기존 업체들은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승부수를 던진다. LG전자가 제습기에도 예약 판매를 도입하자 위닉스는 5년 무상 보증을 카드를 꺼내 들었다.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제품 성능도 상향 평준화됐다. 삼성전자는 제습기 TV 광고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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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일각에서는 저가 경쟁을 통한 생존 게임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신규 진입 업체가 저가 경쟁에 불씨를 당기고 이에 기존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 질서가 교란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등지에서 생산한 제품을 저가에 풀어 놓을 경우 신규 진입하는 업체들은 물론 수익성 측면에서 시장 전체에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