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D(광학디스크드라이브)를 단 컴퓨터를 찾기 힘들다. 데스크톱PC나 일체형PC를 구입하면 DVD 콤보가 달려 있지만 노트북에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배터리를 내장하고 무게와 두께를 줄이다 보니 이용 빈도가 크게 낮아진 ODD가 오히려 공간만 잡아먹는 애물단지가 된 것이다. 애플도 ODD를 거의 모든 데스크톱·노트북 라인업에서 몰아냈다. 2014년 4월 현재 기본으로 ODD를 달고 있는 제품은 13인치 맥북프로, 그것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달지 않은 제품 뿐이다.
윈도 운영체제는 ISO 파일만 있으면 USB 플래시 메모리에 설치 파일을 복사해 구울 수 있고, OS X도 인터넷으로 설치 파일을 받아올 수 있다. 완제품 PC나 노트북은 아예 HDD(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안에 복구 영역을 숨겨 놓고 키 한번만 누르면 재설치하게 했다. 이대로 몇 년만 더 가다가는 CD나 DVD를 읽을 수 있는 장치가 주위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이야기조차 나온다.
하지만 DVD를 소장하고 있거나 블루레이를 주기적으로 구입하는 사람, 혹은 대용량 데이터를 분산해서 백업해야 하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ODD가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읽기장치다. 삼성전자 SE-506CB(이하 SE-506CB) 역시 이런 이용자를 겨냥한 ODD다. CD·DVD·블루레이를 읽을 수 있고 블루레이 미디어만 준비하면 최대 50GB까지 디스크 한 장에 백업한다.
■USB 2.0 인터페이스로 작동
SE-506CB는 노트북용 ODD를 USB로 연결해 쓰는 방식이다. 인터페이스는 USB 2.0이지만 고화질 블루레이 대역폭이 초당 50Mbps(6.25MB) 정도이며 블루레이를 최대속도인 6배속으로 쓴다고 해도 초당 최대 216Mbps(27MB)정도만 쓴다. 최대 전송률이 480Mbps인 USB 2.0 규격으로도 데이터 전송에는 문제가 없다. USB 3.0 단자에 꽂아도 정상 작동한다.
CD나 DVD, 블루레이 디스크 등 광매체가 들어가기 때문에 무조건 제품 크기를 줄일 수는 없다. 크기는 가로 14.8cm, 세로 14.5cm로 CD 한 장(지름 12cm)보다 크다. 두께는 17.6mm로 기존 제품보다는 조금 더 얇아졌다. 꺼내기 버튼을 눌러서 트레이(받침대)를 여닫는 방식이며 12cm 일반 CD나 8cm CD 모두 쓸 수 있다. 디스크를 읽고 쓸 때는 꺼내기 버튼 왼쪽의 표시등에 파란 불이 깜빡거린다.
바닥에는 얇은 고무 받침을 덧대서 책상 위에 올려 두어도 밀려나지 않도록 만들었다. 두께는 2mm지만 트레이를 열면 무게 때문에 트레이 밑부분이 바닥에 닿거나 기울어지기도 한다. 색상은 화이트, 블랙 두 종류이며 연결할 주변기기의 색상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색상을 제외한 구성품은 모두 동일하다.
■드라이버 설치 없이 ‘바로 인식’
SE-506CB를 PC나 노트북 USB 단자에 꽂으면 자동으로 인식한다. 윈도 운영체제는 윈도XP SP2 이상, OS X는 10.4.6 이상이면 운영체제에 내장된 드라이버 파일을 이용해 설치를 마친다. USB 방식 ODD는 전력소모때문에 USB 단자 두 개에서 전원을 공급받는 Y자 케이블이나 전원 어댑터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SE-506CB는 함께 딸려온 USB 케이블을 하나만 꽂아도 정상 작동한다.
CD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경우 전력소모는 최대 5V, 480mA 가량이며 USB 단자가 공급하는 전력량(5V 500mA) 안에서 충분히 해결된다. 하지만 이렇게 저전력 모드로 작동할 때는 읽기·쓰기 속도까지 함께 낮아진다. 블루레이 기록은 최대 2배속, DVD 기록은 최대 3배속으로 낮아지며 제 속도로 DVD나 블루레이를 굽고 싶다면 Y자 케이블을 따로 마련해야 한다. 물론 기록이 아닌 재생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ODD는 드라이브 안에서 지속적으로 CD나 DVD 등 저장매체를 회전시키면서 레이저로 기록된 내용을 읽어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소음이 발생한다. 특히 ODD는 HDD와 달리 밀폐되지 않아 모터가 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마련이다. 저전력 모드에서 블루레이를 재생할 때에도 당연히 소음은 들리지만 영화에 몰입하는 것을 방해할 수준은 아니다. DVD를 통해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파일을 복사할 때 나는 소음은 주위가 조용하거나 야간일 경우 상당히 거슬린다.
■특수한 규격 블루레이는 재생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필요
DVD나 블루레이에 저장된 파일을 읽는 것은 USB 단자에 제품을 연결한 뒤부터 바로 가능하다. 단순히 파일을 복사하는 것 역시 윈도 운영체제나 OS X에 내장된 기능을 이용하면 된다. 저장매체를 넣었을 때 인식하는 시간은 CD나 DVD보다 블루레이가 더 오래 걸리는 편이며 시중에 판매되는 블루레이 타이틀은 물론 블루레이 레코더 등 가전제품에서 만들어진 블루레이 디스크도 문제 없이 인식한다.
블루레이 타이틀을 재생하거나 HD 영상을 편집해 블루레이로 내보내고 싶다면 함께 딸려온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설치 CD에 든 프로그램인 사이버링크 미디어 수트 10을 설치하면 재생 프로그램인 파워DVD 10, 레코딩 프로그램인 파워2고 7 등 여러 프로그램이 한꺼번에 설치된다. 하지만 필요한 프로그램만 골라서 설치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OS X에서 돌아가는 프로그램은 없다.
파워DVD 10이 워낙 예전에 나온 프로그램인데다 2014년 2월 25일부로 모든 지원이 끝나서 일부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음성을 기록하는 데 AAC 포맷을 쓴 일부 타이틀은 영상은 제대로 나오지만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50달러 가량 비용을 내고 파워DVD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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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SE-506CB는 케이블 하나로 따로 전원을 연결할 필요 없이 블루레이까지 재생할 수 있다. 이전 제품보다 두께는 얇게, 무게는 가볍게 만들어 휴대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함께 딸려 오는 재생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가 중단되어 최신 블루레이 타이틀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여러 프로그램을 선택의 여지 없이 한꺼번에 모두 설치해야 하므로 불편하다.
가격은 14만원 대 초반이며 두께와 무게를 제외하고는 모든 하드웨어 기능이 동일한 전모델 ‘SE-506BB’가 12만원 대 초반에 팔리는 것을 감안하면 조금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 브랜드를 달고 나왔지만 실질적인 제조사인 TSST(도시바삼성스토리지테크놀로지)의 지분 변동이 있는 가운데, 실제 거래까지는 유예 기간이 3년여 남아 있다. 제품 수명이 다할 때까지 펌웨어 업데이트나 이상 제품 교환 등에는 문제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