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그룹 어나니머스를 사칭해 4월 14일 정부 사이트 해킹을 예고했던 중고생들이 검거됐다.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공격 계획을 주도한 고3 강모군⑰과 배모군(14), 단순가담한 우모씨㉓를 불구속 입건하고, 필리핀에 거주하며 실제 해킹을 시도한 현지인 A모군⑮에 대해 공조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12일~22일까지 트위터, 페이스북, 유튜브 등을 통해 정부가 세금을 낭비하고, 언론을 통제하며, 국민을 억압한다며 4월14일 정부기관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겠다는 내용의 글과 동영상을 게시했다.
또한 해외사이트에 '청와대, 국가정보원, 국세청, 여성가족부, 대한민국 정부포털'을 공격 대상으로 선전하는 등 활동을 했다. 지난달 18일에는 실제로 정부통합전산센터 내 정부기관 홈페이지에 대한 해킹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무집행방해죄,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돼 3년~5년 이하 징역, 1천만원~3천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된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페이스북 채팅창으로 대화하던 중 정부가 세금을 탕진하고 있다고 생각해 국내외 동조세력을 모아 공격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수준 높은 해커가 아니라 10대 학생들이 주도했으며, 공격일시나 대상 등을 구체적으로 선정하는 한편 홈페이지 변조, 분산서비스거부(DDoS) 공격 등 방법을 논의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 소셜네트워크사이트에 비공개 그룹을 만든 뒤 범행을 모의하는 한편, 해외 개설 홈페이지에 IP를 추적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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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아직 가치관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과장되거나 왜곡된 시각으로 사회문제를 평가하고, 사회 변화를 위해 해킹도 가능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문제점으로 노출됐다며 청소년들에 대한 사이버 윤리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정부, 민간기관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예고하거나 실제 공격하는 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사법처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