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KT가 중소업체에 태블릿 제조를 위탁했다 판매가 부진하다며 부당하게 계약을 취소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과 과징금 20억8천만원을 부과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르면 KT는 지난 2010년 통신기기 제조사인 엔스퍼트에 케이패드 17만대 510억원 규모의 제조를 위탁했다.
당시 KT는 아이패드 도입이 삼설 갤럭시탭보다 늦어질 것으로 보이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20만대 출시를 계획하고 3만대 선주문 이후 초도 물량 수량에 맞춰 17만대를 재위탁했다.
하지만 선주문량인 3만대의 태블릿 판매가 저조하자 제품하자, 검수미통과 등을 이유로 전산발주를 미룬 뒤 이듬해 제조 위탁을 취소했다.
발주 지연과 재고 부실에 따라 유동성 악화 위기를 맞은 엔스퍼트는 KT에 다른 태블릿 제품 4만대 계약을 따내면서 기존 위탁 계약은 무효하다는 문구를 기재한 계약서를 체결했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수급사업자의 책임없는 사유로 제조위탁을 임의로 취소한 것으로 부당한 발주취소에 해당한다”며 “발주 취소에 이를 정도로 엔스퍼트에는 중대한 택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적용 법안은 하도급법 제8조로 부당한 위탁취소의 금지 등에 관련한 내용이다.
공정위는 제품 하자는 상당 부분이 안드로이드 문제로 삼성 갤럭시 탭에도 유사하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하자도 납기 전에 상당부분 개선됐다고 판단했다. 또 KT가 검수조건을 계속 변경해 검수절차 진행을 불명확하게 하는 등 검수 통과를 매우 어렵게 했다고 봤다.
아울러 공정위는 발주 취소 17만 대 무효화에 대해 형식적인 계약서는 존재하지만 진정성 있는 합의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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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관계자는 “IT 분야 하도급거래에서 수급사업자들의 불만이 많았던 불공정한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며 “이는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들의 기술개발 의지를 꺾을 뿐만 아니라 생존 자체를 어렵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13년에 개정된 제도들이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IT 분야 등에서 관행적으로 발생하는 부당 단가인하, 부당 발주취소, 부당 반품, 기술유용 행위 등 중대한 하도급법 위반 행위를 집중 감시하여 위법 행위 적발 시 엄중하게 제재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