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카 대안 렌즈교환식 카메라 자존심 '경쟁'

일반입력 :2014/04/07 16:49    수정: 2014/04/07 16:50

이재운 기자

스마트폰용 카메라 성능 개선으로 위협에 시달리는 카메라 업계가 탈출구로 떠오른 렌즈교환식 시장에서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소니, 캐논 등 선두그룹은 최근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를 두고 서로 국내시장에서 1위라고 주장하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중하위권에서는 삼성전자, 후지필름 등이 신제품을 출시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니콘이 '갈갈이(셔터막갈림)' 현상 논란으로 혼란을 맞고 있는 가운데 경쟁업체들의 신제품 전략이 전개되고 있다.

7일 카메라 업계에 따르면 DSLR과 미러리스 카메라를 아우르는 렌즈교환식 시장은 모든 카메라 제조사들의 격전지가 됐다. 스마트폰 탑재 카메라의 성능 향상으로 콤팩트카메라가 점차 하락세로 접어들면서다.

최근에는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설전이 벌어졌다. 캐논, 소니가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최근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를 인용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국내와 세계 시장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캐논은 이에 따라 11년 연속 세계 1위 렌즈교환식 카메라 제조사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니코리아가 같은 시장조사업체 GfK 자료를 인용해 자신들이 국내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점유율 33.163%로 1위를 차지했다고 앞서 밝힌 데 따른 대응이다. 소니는 캐논에 앞서 우리나라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 처음으로 1위 자리에 올랐다는 내용의 자료를 배포했다.

같은 업체의 조사자료를 놓고 다른 주장을 하는 이유는 각기 다른 기준으로 작성된 자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논은 온라인 오픈마켓 제외 자료를, 소니는 온라인 오픈마켓 포함 자료를 기준으로 각각 자신이 1위라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캐논 관계자는 “오픈마켓이 전수 조사가 아닌 샘플링 조사로 자료 집계가 이뤄지는 만큼 오차가 크다”고 주장한다. 반면 소니 측은 오픈마켓도 중요한 유통채널인 만큼 이를 포함해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캐논은 입문자용 소형 DSLR EOS 100D, 중급기 EOS 70D, 미러리스 제품군인 EOS M 시리즈의 잇단 성공에 이어 60만원대 보급형 제품 EOS 하이(Hi)까지 공개하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소니는 알파5000과 알파6000을 잇달아 선보이며 미러리스 분야 우위를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중하위권에서는 3위 자리를 놓고 벌어지는 경쟁이 볼만하다.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 3위로 평가되는 업체는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최근 렌즈교환식 미러리스 카메라 NX미니를 출시하며 여성 소비자 집중 공략에 나선다.

이영희 무선사업부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운 출시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여대생 홍보대사를 선발해 운영하는 등 여심(女心) 잡기에 한창이다.

이미 국내 미러리스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확보한 삼성전자는 NX미니를 통해 50% 이상 점유율까지 넘보고 있다. 미러리스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렌즈교환식 카메라 시장에서도 3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후지필름은 X-T1을 선두에 세운 채 다양한 미러리스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3위 공략에 나선다. 한국법인 출범 3주년을 맞아 이다 토시히사 후지필름 일렉트로닉이미징코리아 대표는 국내 미러리스 3위 도약을 목표로 제시하며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니콘이미징코리아는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부터 쌓아 온 명성이 무색하게 정체된 상태다. 가장 큰 타격은 셔터막 갈림 현상(일명 갈갈이 현상)으로 인한 소비자 불만 발생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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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사진 관련 커뮤니티인 SLR클럽을 기반으로 강하게 제기된 이 문제에 대해 한국 법인과 일본 본사의 안일한 대응이 문제를 더욱 키웠다.

지난해 11월 가까스로 한국 소비자들과 합의점을 찾았지만 이미 커져버린 문제는 결국 올해 초 중국에서 다시 불거졌다. 불씨가 유럽과 미국으로 번지는 것을 우려한 본사는 결국 교환을 약속하는 등 파장이 전 세계로 확산되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