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탈 서울' 실험이 오는 9일로 10주년을 맞는다. 인터넷이 가져온 새로운 경제 환경에 대한 검증과 기업의 급속한 성장에 대처할 수 있는 확장성 확보를 위해 다음이 선택한 지역은 제주였다. 제주살이 10년만에 다음은 새 사옥 '스페이스닷투'를 추가했다. 다음 10년을 기약하는 다음의 또 다른 도전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최세훈)은 제주본사 2차 사옥인 '스페이스닷투'를 완공, 서울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 300여명을 추가로 발령해 이달 중 입주한다고 7일 밝혔다. 제주 본사로 이전을 위해 다음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전 희망을 받아왔다. 신청과 별개로 일부 팀은 구성원 전체가 협업을 위해 함께 제주로 내려간다.
다음이 처음 제주를 선택한 것은 지난 2004년 3월이다. 제주도와 '제주 프로젝트추진협약'을 맺고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한 펜션을 개조해 같은 해 4월 인터넷지능화연구소(Net Intelligence Lab)를 열었다. 이때 인터넷지능화연구소 소속 다음 직원 16명이 제주로 이전했다. 프로젝트 '즐거운 실험'은 이렇게 시작됐다.
이후 서울에 있던 조직이 하나둘 제주로 옮겨왔다. 2004년 6월에는 미디어다음을 운영하는 미디어본부 3개팀 38명이 제주에 정착했으며, 2006년 2월에는 글로벌미디어센터(GMC)가 완공됐다. 2009년 3월에는 주주총회를 열고 본사를 제주로 옮길 것을 의결했다. 다음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에 약 3만8천평의 부지를 확보, 2012년 4월 본사 사옥인 스페이스닷원을 열었다.
■다음, 새 사옥 시대 연다 '스페이스닷투' 완공
이달 완공하고 입주를 시작하는 스페이스닷투는 두번째 사옥이다. 4천275평에 지하1층, 지상 2층 규모로 '협업'과 '창조'를 콘셉트로 지어졌다. 여기에는 직원 자녀들을 위한 직장보육시설인 스페이스닷키즈도 함께 열린다.
스페이스닷투는 설계 과정부터 다음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임직원들로 구성된 클라이언트 위원회는 서비스를 만들듯 사내 직원 인터뷰와 설문을 통해 스페이스닷투의 밑그림을 그렸다.
프로젝트 활성화를 위한 6개 공간과 공동작업장인 ‘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휴게공간 ‘바이오스(BIOS)’ 등이 들어섰다. 건물 중앙엔 광장을, 중앙 복도엔 화장실과 수돗가를 배치해 직원들간 만남과 소통이 쉽도록 했다.
프로젝트 출장자들의 휴식을 위해, 호텔급 게스트하우스인 닷하우스를 열고 출장자 숙소 및 신규입사자 교육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스페이스닷투 옆에는 최대 180명 직원 자녀들을 수용할 수 있는 보육시설 스페이스닷키즈가 생겼다. 오름을 형상화한 스페이스닷키즈는 총 8개 보육실과 영아를 위한 수면실, 영유아를 구분한 2개 실내 놀이터와 학부모 대기공간, 어린이 도서실, 식당 등을 갖췄다.
■제주살이 10년, 탈서울 성과 컸다
새 사옥을 올리기로 결정한 데는 제주 프로젝트가 나름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바탕이 됐다. 짧은 출퇴근 시간과 복지 지원책 등에 힘입어 인터넷 지능화 연구소와 미디어 본부, 글로벌미디어센터는 지난 몇년간 다음 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변화를 이룬 부서로 꼽힌다.
제주 글로벌미디어센터에서는 블로거뉴스(현재 View), 아고라, tv 팟 등 다음의 주요 서비스가 탄생했고 검색 엔진 개발도 이뤄졌다. 다음 관계자는 창의적인 근무 공간에서 업무 생산성 향상의 결과로 풀이했다. 다음 직원 중 91.3%가 제주 생활에 만족한다고 답할 만큼 긍정적 평가도 나왔다.
이 회사 사회공헌팀에서 일하는 육심나 씨는 교통체증과 답답한 도심을 벗어나서 스트레스 적은 환경으로오니 일할 때 더 집중되는 기분이라고 제주 생활의 만족도를 풀어냈다. 육 씨처럼 서울에서 일하다 제주로 온 직원들 외에 제주 현지에서 나고 자란 이들도 다음에 취업하는 경우도 많다. 다음은 제주도 우선 채용 정책에 따라 현 380명 본사 근무자 중 10%를 제주 출신으로 뽑았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이날 ‘제주 이전 10년과 지역경제 파급효과’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다음이 제주에 이전한 이후 생산유발효과 1천89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1천42억원, 고용유발효과 2천705명으로 분석되었다고 밝혔다.
연구원 측은 “다음의 제주 정착 이후 지금까지 연구소 포함 90개 가까운 기업들이 제주로 이전했거나 이전을 추진 중”이라며 “1차 산업과 관광산업 위주의 제주도에서도 기업유치를 통해 산업구조의 개편 및 지역경제의 도약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 전환 등 많은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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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고서는 또한, 다음이 수도권 기업으로써는 처음으로 제주 이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제주에 이전했거나 이전하려는 기업들에게 불안감을 덜어주고 성공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주는 IT분야 선도기업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다음 외에 제주에 정착한 기업은 제주반도체, NXC, 이스트소프트 등 52개 기업들이다.
최세훈 다음 대표는 즐거운 실험 10년은 제주 이전 초기의 도전을 넘어 지속 가능한 구성원, 지속 가능한 회사,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설레는 정착'의 시작이었다며 지역 경제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허브 제주국제자유도시에서 세계적인 기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