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시리 매니저 韓人 김윤氏는 누구?

카이스트 출신…실리콘밸리서 벤처 창업하기도

일반입력 :2014/04/04 11:14    수정: 2014/04/04 18:56

카이스트 출신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 창업과 운영 경험을 쌓고 애플에 합류한 한인 전문가의 이력이 화제다. 애플에서 음성인식 비서 '시리'의 매니저로 그 개선 작업에 참여 중인 김윤 전 노바리스테크놀로지스 최고경영자(CEO)가 그 주인공이다.

3일(현지시각) IT미디어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지난해 노바리스를 인수했고 그 멤버들이 시리를 향상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인데 아직 그와 관련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노바리스는 지난 2002년 음성처리기술 전문가들인 멜빈 헌트, 존 브라이들, 제임스 베이커 등 3명이 공동 창립한 음성인식(ASR)기술 전문업체다. 이가운데 제임스 베이커는 또다른 유명 ASR 업체인 드래곤시스템즈를 창립한 인물로 노바리스 창립 초기의 조력자였고, 나머지 2명이 영국 본사 R&D를 담당한 실질적인 멤버였다.

유일한 한국인인 김 전 CEO는 지난 2004년 노바리스 CEO로 영입돼 지난해 8월까지 일했다. 영국 본사에서 R&D를 진행하는 동안 실리콘밸리에서 마케팅, 영업 등 사업전략을 총괄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카이스트 정보보호대학원 봄학기 세미나에서 강연자로 참석해 자신을 영입한 노바리스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 설명에 따르면 노바리스는 세계적 음성인식기업 드래곤시스템즈 창업자와 핵심연구진이 2002년 영국에 설립한 회사로 내장형, 서버 클라우드 기반, 하이브리드형 음성인식엔진을 포함한 대용량 음성인식 및 데이터베이스 검색기술을 보유했다.

김 전 CEO는 지난 2011년 7월부터 모교 카이스트에서 전산학과 겸임교수직을 맡아 왔다. 그는 앞서 1993년 카이트스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2000년까지 스탠포드대에서 비영리 연구기관 스탠포드연구소(SRI)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전기공학박사 학위를 이수했다.

다만 노바리스 CEO로 일할 동안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 '링크드인'에 등록된 주요 인물들의 추천사는 주로 그의 사업적 감각을 묘사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엔젤투자자 그렉 타르는 2010년 당시 김 매니저에 대해 심도 깊은 모바일 기술 전문지식과 실리콘밸리, 아시아, 유럽간의 글로벌 비즈니스에 해박한 이해를 갖춘, 보기 드문 조합의 인재라며 구글 모바일 제품 수장에게 정량적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처음으로 채용을 추천한 인물이 그였다고 강조했다.

노바리스의 주 고객사였던 영국총영사관의 수석 무역 고문 히로쿠니 미야마츠는 국제적 사고, 고객 지향성, 새로운 마케팅방법론같은 그의 잠재력에 항상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그는 고객의 목소리를 존중하며 매우 빠른 대응을 해줬고 파트너와의 업무를 성공시킬 방법을 깊이 고민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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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CEO는 경영자로서의 이력이 긴 편이지만 애플이 지난해 9월 노바리스를 인수한 뒤 '시리를 향상시키는 작업'을 맡으면서 다시 기술담당자로 돌아왔다. 그의 첫 이력도 기술전문가였다. 그는 지난 2002년 8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음성합성(TTS) 업체 '네오스피치' 창립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직함을 달고 있었다.

지난 2004년 12월 IT블로그 기즈맥에 따르면 네오스피치의 TTS 엔진 '보이스텍스트' 기술은 저명한 영국 이론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근위축성측삭경화증으로 직접 말소리를 낼 수 없는 호킹 박사가 네오스피치 기술을 탑재한 장치를 통해 대화하거나 책을 쓰고 강의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