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한 블루투스 헤드셋 “음질은 역시…”

자브라 록스 와이어리스 리뷰

일반입력 :2014/04/03 15:20

권봉석

블루투스 헤드셋이나 이어폰을 쓰면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에 일일이 케이블을 연결하지 않고도 편리하게 음악이나 동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때로는 조절하기 위한 배터리나 리모컨이 오히려 더 걸리적거리기도 한다. 자브라 록스 와이어리스(이하 록스)는 이러한 블루투스 헤드셋의 거추장스러움을 덜어냈다.

배터리를 내장하고 볼륨 조절 등 필요한 기능은 모두 갖췄지만 착용할 때 답답한 느낌은 없다. 이어폰은 인이어 방식으로 주위 소음을 차단해 주는 효과가 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NFC 기능을 내장한 기기와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이어폰 닮았지만 ‘잭이 없다’

록스는 이어폰을 닮았지만 특이하게 기기에 연결하는데 필요한 3.5파이 잭이 없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음원을 받아오기 때문이다. 케이블 양 끝에 이어폰을 달았고 오른쪽 귀에 가까운 곳에는 볼륨 조절·통화버튼을 단 리모컨이 있다. 음성을 전달하는 마이크는 왼쪽 이어폰 끝에 달았다. 길이는 50cm 가량이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목 뒤로 두르면 거의 여분이 남지 않는다. 무게는 19g으로 매우 가볍고 귀에 끼고 있어도 무게감을 느끼기 어렵다.

리모컨에 클립을 단 다른 블루투스 헤드셋과 달리 록스는 양쪽 귀 이외에는 고정되는 곳이 없어 뛰는 등 운동을 할 경우에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다. 이동중에는 귓바퀴에 돌려 끼우는 고정장치 ‘이어윙’을 이용하면 이어폰 본체를 귀에 밀착시킬 수 있다. 실제로 귀에 끼워보면 처음에는 어색할 수 있지만 고정 능력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음악을 듣지 않을때는 이어폰 바깥을 마주해 붙인 다음 목에 걸면 분실을 막을 수 있다. 이렇게 자석을 이용해 고정하면 자동으로 절전모드로 들어가 전력 소모를 줄인다. 뛰거나 움직이면 달라붙었던 자석이 분리되는데 고정용 플라스틱으로 케이블 양쪽을 고정하는 것이 더 확실하다.

이어폰은 귓구멍까지 안에 넣는 인이어 형식이며 귓구멍에 들어가는 쿠션은 대·중·소 등 네 가지 타입 중 귀에 맞는 크기를 골라 끼우면 된다. 고정장치인 이어윙도 귓바퀴 크기에 따라 맞춤형으로 쉽게 끼웠다 뺄 수 있다. 이어폰 본체는 스테인리스 합금으로 만들어져 충격에 강하고 리모컨이나 이어폰 등 부품 대부분이 물이 스며들지 않도록 만들어졌다. 하지만 방수·방습 능력은 없기 때문에 비 오는 날에 야외에서 착용할 때에는 주의해야 한다.

용량 줄어든 배터리 “그래도 이틀은 간다”

제품을 오른쪽 귀에 꽂은 상태에서 리모컨 가운데 버튼을 길게 누르면 전원이 켜진다. 전원을 끄고 켤 때 이어폰으로 효과음이 들리는 것이 재미있다. 이미 페어링 된 기기가 있다면 자동으로 연결되며 그렇지 않다면 자동으로 페어링 과정이 시작된다. 페어링 과정을 영어로 안내해 주는 것은 여느 자브라 블루투스 헤드셋과 마찬가지다.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리모컨에 가져가면 더 쉽게 페어링할 수 있다. 페어링된 기기는 총 여덟 개까지 기억한다.

페어링이 끝난 상태에서는 음악 재생과 통화를 록스로 처리한다. 페어링된 기기에서 10미터 안에 있으면 음성이 정상적으로 전달된다는 게 제조사 설명이다. 음악이 끊임 없이 나오기 때문에 주머니 안에 스마트폰을 넣어 놓은 것으로 생각하고 사무실을 나섰다가 되돌아오는 일도 생긴다. 하지만 블루투스와 같은 대역(2.4GHz) 주파수를 쓰는 유무선공유기가 이미 포화상태인 탓에 실제 도달거리는 길어야 3미터 정도로 줄어든다. 물론 이것은 이 제품 뿐만 아니라 모든 블루투스 헤드셋에 해당되는 내용이다.

배터리는 최대 5시간 30분 쓸 수 있지만 출퇴근길에 한 시간씩 쓴다고 가정하면 이틀 정도를 쓸 수 있다. 이어폰 크기에 맞게 배터리를 줄이다 보니 용량도 덩달아 줄어든 것이다. 배터리가 모자라면 배터리를 충전하라는 안내 음성이 나온다. 왼쪽 이어폰 뚜껑을 열면 마이크로USB 단자가 나타나며 여기에 케이블을 꽂아 충전하는 방식이다. 5V 1A 충전기를 쓰면 완전충전에는 약 3시간이 걸린다. 단 충전 중에는 아무런 기능도 쓸 수 없다.

통화는 합격, 음악 재생은 “글쎄”

블루투스 헤드셋 기능 중 중요한 기능은 바로 통화와 오디오 전달이다. 마이크에 주위 소음을 걸러주는 필터를 달았고 음성도 울림 없이 전달된다. 물론 마이크 여러 개를 달아 주위 잡음을 수집한 다음 상대방에게 목소리만 들려주는 최신 스마트폰보다는 떨어지지만 다른 블루투스 헤드셋과 비교해서 뒤떨어질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음악을 들을 때 품질이 문제다. 물론 블루투스 헤드셋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어폰·헤드폰처럼 유선으로 연결된 기기로 소리를 들을 때보다 음질이 떨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중저음이 보강된 것은 좋지만 심벌즈나 ‘ㅋ’, ‘ㅊ’, ‘ㅌ’ 처럼 이와 혀 사이로 바람을 세게 흘려 보낼 때 소리가 거슬린다. 음원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예민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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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인 ‘자브라 사운드’를 이용하면 주파수 조정(이퀄라이저) 기능을 이용해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주파수 대역을 조정해도 해당 앱 안에서만 유효하고 다른 앱으로 넘어가면 큰 의미가 없다. 돌비 디지털 플러스 기능 역시 마찬가지다. 앱 내부에서 기능을 활성화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음악을 들을 때는 갑갑한 소리가 들린다. 미리 돌비 기술로 녹음된 영화가 아니라면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록스 와이어리스는 거추장스런 리모컨이나 클립을 덜어내고 간편하게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만든 블루투스 헤드셋이다. 이어폰을 챙기듯이 간편하게 목에 두르고 다닐 수 있어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배터리 지속 시간이 짧아 이틀에 한 번 꼴로 충전이 필요하다. 기본 제공되는 음향 조절 앱 ‘자브라 사운드’의 활용 범위도 예상외로 좁다. 가격은 15만원으로 비슷한 기능을 지닌 다른 제품보다 30% 이상 높다. 디자인은 뛰어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선뜻 구입하기는 망설여지는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