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택시기사에 베푼 온정 화제

일반입력 :2014/03/19 14:27    수정: 2014/03/19 14:28

남혜현 기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운전 부주의로 호텔 정문을 들이받은 택시 기사에 4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다.

19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2가 서울 신라호텔에서 모범택시 한 대가 호텔 출입구 회전문을 들이받아 호텔직원과 투숙객 등 총 4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를 낸 모범택시 운전기사는 82세 홍 모씨로,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주장했으나 경찰은 운전부주의로 결론냈다. 홍 씨가 가입한 책임 보험은 5천만원 한도로, 호텔 측이 입은 피해액 5억원을 배상하기 위해서는 개인 돈 4억여 원이 추가로 들어가야 할 상황이었다.

사고를 보고 받은 이부진 사장은 한인규 부사장에 택시 기사가 고령이라는 점, 고의로 사고를 입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사고를 낸 운전기사 역시 부상을 입었을 수도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홍 씨의 집을 방문, 형편을 알아보고 오라고 지시했다.

한 부사장은 커뮤니케이션팀장인 하주호 상무와 함께 사고 이틀 뒤인 27일,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홍 씨의 집을 찾았다. 당초 사고 다음날인 26일 경 홍 씨의 집을 방문하려 했으나 홍 씨의 경찰 조사 등으로 인해 하루가 연기됐다.

한 부사장과 하 상무는 홍 씨가 단칸방에 거주하며 아내도 뇌경색으로 의식불명인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홍 씨 역시 고령이라 사고로 인해 매우 놀란 상태를 알게 된 이들은 사고에 대해선 너무 걱정 마시라, 저희들이 알아서 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함께 사간 우족과 소고기 등을 놓고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홍 씨는 이들에게 걱정이 돼서 한숨도 못잤다며 직접 가서 사과해도 시원찮을 형편에 직접 와서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 부사장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보고 받은 이후 사고 배상을 회사에서 책임지는 안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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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소식은 홍 모씨가 택시 운전을 하며 동료 기사들에 전한 이야기가 트위터와 인터넷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언론 보도로 이어지게 됐다.

하주호 신라호텔 상무는 연세도 고령이고, 사고 책임을 묻게 되면 재기 방법이 없을 것 같았다며 온정 경영의 관점에서 배상을 회사에서 책임지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