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스마트폰을 학부모와 교사가 직접 제어하는 프로그램 보급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방송통신위원회와 함께 실시하는 '사이버 안심존' 희망학교가 올해 85곳으로 전년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났다. 서울시교육청도 내달부터 '아이스마트키퍼' 희망 학교를 모집한다.
1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사이버 안심존' 프로그램에 도내 초등학교 63곳, 중학교 20곳, 고등학교 2곳 등 총 85개 학교가 신청했으며, 전날인 16일에 해당학교 교사에 대한 연수가 실시됐다.
사이버 안심존은 교사와 학부모가 학생의 스마트폰에 접근, 유해 프로그램을 차단하도록 만든 앱 '스마트 보안관'을 지자체와 정부가 손잡고 보급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시범사업으로 도입, 총 41개 학교가 동참했는데 올해는 두 배가 넘는 학교가 신청했다.
스마트 보안관은 방송통신위원회와 여성가족부, 이동통신사,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 등이 함께 제작, 2012년 6월부터 무료로 보급했다. 앱을 학생 휴대폰에 내려 받으면 자녀폰 관리 기능을 통해 보호자가 음란물을 차단하고 특정 앱을 제어하게 한 프로그램이다.
예를 들면 게임이나 SNS 같은 앱은 학생이 쓰지 못하도록 잠가버리고, 학습에 도움이 되는 앱만 켜놓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학교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관리감독이 용이하고, 아이들을 유해물로 인지된 프로그램과 분리 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인 앱으로 여겨진다.
스마트 보안관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서울시교육청도 '아이스마트키퍼'라는 이름으로 도입했다. 역시 지난해 시범 사업을 했으며 올해는 4월부터 희망학교를 모집, 보급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시범 운영에 참여했던 학교 교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결과 대체적으로 만족한다는 평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휴대폰을 걷고 나면 분실문제가 생기는데, (아이스마트키퍼가) 이를 보완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제어 앱을 도입, 사용을 권장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아이들의 사생활과 자율적 선택권을 침해하는데다 감시를 내재화하도록 만들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과몰입이 문제가 된다면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처방해야 하는데 이같은 휴대폰 제어 앱은 교육이 아닌 행정 편의식 발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연구소 강정수 박사는 국내외 사례를 보면 스마트폰에 과몰입하는 학생들은 가정에서 대화 시간이 적거나, 그럴수밖에 없는 환경에 처한 경우가 많다며 교육청에서 부모들을 대신해서 스마트폰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런 접근 없이 단순히 아이들을 IT 기술로 콘트롤 하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 비판했다.
또 제어 앱 자체는 학부모의 동의하에 선택적으로 채택하는 방식이지만, 사실상 강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관련기사
- 정부 감시 염려없는 브라우저는 파이어폭스뿐?2014.03.18
- "페이스북, 사적 메시지 감시" 집단소송2014.03.18
- 美NSA, WOW 등 온라인 게임도 감시대상?2014.03.18
- '이에는 이'...FBI, 해킹툴로 테러 용의자 감시2014.03.18
법무법인 정진 소속 이병찬 변호사는 학부모와 교사가 합의하에 사용한다면 법률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전반적인 감시제도가 도입되는 것에 대해서 지나친 간섭으로 보인다며 학생들의 사생활 간섭으로 여겨질 의도가 있으므로 선택사항이라 하더라도 사실상 강제된다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사이버 안심존 사용은 의무는 아니고 자율이라며 기본적으로 정보통신교육은 문화운동이라 강제적으로 집행해서는 효과가 직접적으로 나타나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