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주특기 살려 미디어 클라우드 선점"

일반입력 :2014/03/17 16:13

케이블 TV 업체로 알려진 CJ헬로비전이 최근 IT업계 격전지로 부상한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름하여 비전클라우드.

사업을 총괄하는 이상룡 이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CJ헬로비전식 클라우드 사업의 청사진을 '넘버원 미디어 클라우드'로 요약했다.

그는 미디어 클라우드는 CJ헬로비전이 가장 잘알고 잘할 수 있는 분야로 중소 기업을 상대로 차별화된 클라우드 비즈니스를 펼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지난해 6월 공개된 비전 클라우드는 기업용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로 서버, 네트워크, 스토리지, CDN 등 클라우드 인프라를 제공하는 걸 기본으로 한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애저, KT 유클라우드비즈, SK텔레콤 T클라우드비즈 등과 같은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 비즈니스다.대형케이블TV방송사업자(MSO)와 기업용 플랫폼 서비스란 상품의 결합이 다소 어색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해외 케이블TV 방송사업자의 행보를 감안하면 CJ헬로비전이 비전 클라우드를 들고 나온 것이 그렇게 생뚱맞은 시도는 아니다.

미국 케이블TV 전송서비스 사업자의 경우 콘텐츠 제공회사를 위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디어 콘텐츠를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다양한 장소와 기기로 전송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CJ헬로비전의 비전클라우드도 이와 동일한 콘셉트에서 출발했다.

비전 클라우드는 PC,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다양한 단말기로 비디오를 쉽고 빠르게 배포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와이드캐스트(WideCast)’, 대용량 미디어 저장 및 관리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서비스 ‘스토리지’ 등을 제공한다. 티빙 같은 N스크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원본 콘텐츠를 비전클라우드에 저장하면 상황에 맞게 트랜스코딩 같은 작업이 클라우드 상에서 이뤄진다.

CJ헬로비전은 이를 플랫폼 서비스 카테고리로 표현한다. 특정 사업자 집단의 사업모델에 필요한 IT요소를 패키지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다. 여러 콘텐츠제공자(CP)와 케이블TV채널사업자(PP)로부터 디지털 콘텐츠를 받아 전송하는 MSO 역할을 클라우드란 IT모델을 활용해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이상룡 이사는 “네트워크를 오가는 트래픽을 보면, 동영상이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갈수록 그 비중이 커진다”며 “동영상 분야에 더욱 더 클라우드가 필요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 대다수는 영세한 중소기업 규모다. 이들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PC, TV 등에 이르는 다양한 스크린에 맞게 동영상을 서비스하기엔 한계가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저장해둘 인프라조차 갖추기 버거운 회사들이 많다. CJ헬로비전 비전클라우드는 이 같은 상황에 처한 사업자의 수요를 겨냥했다.

방송사업자만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게 아니다. 온라인교육시장도 동영상 중심으로 움직인다. 이러닝업체 N스크린 서비스도 비전클라우드의 주요한 잠정 고객층이다.

CJ헬로비전 클라우드기술PM인 이장원 기업사업담당 부장은 “시장을 분석해보니, PP나 온라인 미디어는 콘텐츠를 가졌으면서도 디코더나 인코더, 콘텐츠관리시스템(CMS) 같은 걸 못 갖추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를 패키지로 만들어 내놓고, 고객이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장원 부장은 “콘텐츠를 받아서 지역 가입자에게 방송하는 MSO의 역할을 N스크린 서비스로 만든게 티빙이었다”며 “티빙이란 플랫폼을 개방성을 확대하고 범용화해 클라우드와 결합한 것이 비전 클라우드 미디어 플랫폼이다”고 강조했다.

비전클라우드의 기본적 틀은 IaaS다. 미디어와 게임 콘텐츠 사업자를 타깃 고객으로 삼았지만, AWS나 국내 통신3사의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와 경쟁하지 않을 수 없다. 시장 초기부터 진흙탕 같은 가격경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CJ헬로비전의 판단은 약간의 차별성을 갖는다.

이장원 부장은 “지금 단계에서 인프라는 기본이다. 차별화 요소일 수 없다”며 “IaaS를 기본으로 그 위에 PaaS 형태로 어떤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냐가 차별화 요소”라고 말했다.

비전클라우드의 또 다른 매니지드 서비스인 모바일게임클라우드(MGC)는 인프라, 게임엔진, 마케팅툴, 퍼블리셔 연계 등을 하나로 묶어 제공한다. 개발과 서비스가 비전 클라우드 안에 함께 담겨 있다.

이 부장은 “기존 클라우드 사업자와 펑션(기능) 경쟁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오히려 펑션은 단순하게 함으로써 인프라 가진 사업자가 클라우드로 옮긴다고 할 때 이전이나 확장을 쉽게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에서 직접 설치해 쓰는)온프레미스 인프라에서 클라우드로 옮길 때 IP주소만 바뀔 뿐, 기존 애플리케이션의 구조적 변경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근래 한국 방송콘텐츠는 한류의 바람을 타고 전세계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때문에 한국 밖에서 한류 콘텐츠 수요가 어느 때보다 크다. 글로벌 서비스에 CJ헬로비전이 약점을 갖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이 부장은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엣지 인프라를 확보하기 위해 국외 서비스에 대해서는 글로벌 협력을 체결하자는 전략을 택했다”며 “국외 서비스를 위해 세계 1위 CDN 사업자인 아카마이와 제휴했다”고 밝혔다.

그는 “백엔드 서버와 스트리밍 서버는 국내에 있고, 해외로 서비스될 경우 아카마이 플랫폼을 통하게 된다”며 “컴퓨팅 역시 VM은 한국에 데이터센터에 두고 해외 서비스는 해외 클라우드 사업자와 API 연동으로 배포되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고 덧붙였다.

요약하면,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해외 서비스를 위한 일종의 클라우드 브로커다. 국내 서비스는 CJ헬로비전 인프라를 사용하고 외국의 대형 플랫폼과 연계하는 툴을 제공함으로써 해외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이상룡 이사는 “미디어 클라우드 시장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며 “그러나 최소한 선도하자는 생각이며, 해당 시장 영역에서 만큼은 리더가 되자는 게 우리의 포부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년간 사업을 하면서 고객의 니즈가 빠르게 늘어난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부분에 대해 그에 맞는 옷을 찾아주는, 빨리 찾아서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