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능세포' 연구논문 오류 인정…철회 검토

일반입력 :2014/03/14 17:54

세계 생명과학·의료계를 뒤흔든 일본의 신형 만능세포 개발 연구 논문의 오류가 공식 확인돼, 철회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

'자극야기다능성획득(STAP)세포'라는 이름의 만능세포 개발을 주도한 일본이화학연구소는 14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AP세포 논란 관련 중간 조사결과를 공개했다.

앞서 STAP세포는 체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담그는 간단한 방법으로 만들어지는 만능 줄기세포로 소개됐다. 유전자를 주입해야 하는 유도만능줄기세포(iPS)보다 더 쉽게 만들어지면서도 신체의 다양한 조직으로 자랄 수 있고 암으로 변이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란 평가를 받아 국제적으로 주목됐다.

이화학연구소 측은 STAP세포 연구 논문에 사용된 이미지가 연구를 주도한 연구소 발생·재생과학 종합연구센터의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이 3년전 박사학위 논문에 넣은 골수 세포 사진과 동일한 걸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오보카타 주임의 데이터 중복 사용이 고의적인 부정행위였는지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하기로 했다. 중복 사용에 대한 조사 대상 논문 6개 항목 중 2항목의 데이터 취급에 잘못이 있었지만 고의성은 없었다고 판단, 나머지 4항목은 조사를 계속한다며 지금까지 명백한 날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보카타 주임과 이화학연구소의 논문 공동 저자 등 3명은 연구소의 중간 조사결과 발표에 맞춰 STAP세포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입장과 사죄의 뜻을 담은 문건을 내놨다. 논문의 저자가 사진 조작 의혹이 제기된 이후 처음 내놓은 공식 입장이다.

다케이치 마사토시(竹市雅俊) 발생·재생과학연구센터장은 (연구의) 신뢰성을 현저하게 해치는 오류가 발견돼 저자에게 (논문) 철회를 권했다며 STAP세포의 진위를 가리는 유일한 수단은 독립 연구그룹에 의한 검증과 재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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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P세포 논문 2건은 지난 1월말 영국 과학지 네이처에 게재됐고 일본인과 미국인 14명이 공동 저자(연구자)로 이름을 올렸다. 아직 논문이 공식 철회될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교도통신 한국어판 보도에 따르면 실제 논문 철회를 위해선 미국인 연구자를 포함한 공동연구자 14명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아직 연구팀의 다른 연구자들이 STAP세포 제작 자체는 가능했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연구를 주도한 쪽에서 철회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논문의 성과는 이미 무효나 다름 없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