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A에 의한 줄기세포 분화과정 규명

일반입력 :2013/07/12 01:00

정윤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비타민A의 대사물질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과정을 규명해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세종대 생명공학과 엄수종 교수와 이상왕 박사(제1저자) 연구팀이 불완전한 분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검문점 역할을 하는 단백질 복합체를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연구결과는 셀 자매지 몰레큘라 셀지 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레티노익산은 줄기세포를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데 쓰이지만 그동안 작용기작은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다. 레티노익산은 음식 등에 있는 비타민A가 체내에서 대사돼 만들어지는 물질로 세포의 분화 조절이나 장기 발달에 관여하는 등 생리활성을 갖는다.

줄기세포는 특정기능을 가진 세포로 한 번 분화되면 다시 원상태로 되돌릴 수 없어 분화신호에 대한 세포의 정교한 대응기작이 필요하다. 세포분화 과정에서 유비퀴틴이 DNA가 감겨있는 골격 히스톤 단백질(H2B)에 결합하면서 DNA를 느슨하게 풀어줘 해당 부위의 유전자 발현이 촉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줄기세포에서 히스톤 단백질에 붙어있는 유비퀴틴을 떼어내는데 관여하는 두 가지 단백질(BAP1 및 ASXL1)이 레티노익산 수용체와 복합체를 이루면서 완벽한 분화를 위한 검문점(checkpoint) 역할을 하는 것을 알아냈다.

유비퀴틴을 계속 떼어냄에 따라 염색질 구조가 단단하게 유지되면서 결과적으로 분화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이 복합체가 줄기세포로 하여금 분화신호인 레티노익산이 들어와도 바로 다른 세포로 분화되지 않고 잠시 멈추도록 한다.

실제 레티노익산 노출초기에는 이들 복합체로 인해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저해되면서 염색질 구조가 풀리지 않아 분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억제된다. 분화신호에도 불구하고 분화를 잠시 지연시키는 것이다.

관련기사

연구팀은 레티노익산 노출이 계속되면 이들 복합체가 만들어지지 않아 히스톤에 대한 유비퀴틴 결합이 증가하고 염색질 구조가 느슨해지면서 분화가 신속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엄 교수는 “레티노익산에 의한 분화과정에서 ASXL1과 BAP1이 분화 검문점으로 작용함을 알아낸 것”이라며 “향후 레티노익산에 의한 줄기세포의 분화와 후성유전학의 연관성에 대한 학문적 토대를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