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폰은 실패?…MS를 위한 변명

MS에 대해 잘 못 알거나 모르고 있는 것들

일반입력 :2014/03/05 15:10    수정: 2014/03/05 16:36

마이크로소프트(MS)를 바라보는 시선이 예전 같지 않다. 모바일로 전환을 제때 하지 못한 탓이 가장 크다. 하지만 MS에게 보내는 냉담한 시선이 과도하다는 의견도 보인다. MS는 여전히 판을 뒤집을 저력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 지디넷 에드 봇(Ed Bott) 기자는 최근 MS에 대해 잘 못 알려졌거나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들을 담은 글을 올렸다.

그가 MS에 대해 오해를 풀어야겠다고 들고 나온 주제는 10가지다.

우선 노키아를 인수 한 것은 엄청난 실수이며, MS는 오픈소스를 싫어하고, 인터넷 익스플로러(IE)는 버그 투성이에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어느 누구도 윈도 오피스를 좋아하지 않고, 검색엔진은 괜히 만들었으며, 윈도OS는 근본적으로 보안에 취약하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한 반론 성격의 주장도 글에 담았다.

'X박스는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야한다', '하나의 MS전략은 허울뿐이다', '윈도폰은 망했고, 윈도RT는 사라졌다'에 대한 언급도 있다. 이중 몇가지만 뽑아 소개해 본다.

■ “노키아 인수는 MS의 엄청난 실수다”

MS는 지난해 9월 노키아 모바일 및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와 특허 라이선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발표 직후 MS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다 쓰러져 가는 노키아를 50억 유로에 산 MS의 선택이 어리석었다는 시장의 평가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많았다.

이에 대해 에드 봇은 MS가 세금 문제 때문에 미국으로 들여오지 못하고 있는 역외 현금을 사용해 인수 대금을 지불할 것이기 때문에 손해 볼 것이 없는 거래라고 설명했다.

미국 세법은 다국적 기업의 역외 현금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올 때 35%를 과세하고 있다. MS가 보유하고 있는 역외 현금은 696억 달러에 달한다. 이 돈을 들여올 경우 기업세율을 고스란히 적용 받게 된다. MS 입장에선 노키아 디바이스 및 엔터프라이즈 부문을 인수하는 것이 이 돈을 효과적으로 쓰는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에드 봇은 세법을 떠나 노키아는 그 자체로 훌륭한 모바일 기업이라는 점도 부각했다. 그는 노키아가 3년 연속 MWC에서 주요 모바일 관련 상을 수상했다고 소개했다. 2012년에는 최고 모바일 기기 및 태블릿 상, 2013년에는 베스트 엔트리 레벨 폰, 2014년에는 베스트 저가 스마트폰(루미아 520)을 수상했다. “이 사실이 노키아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그는 말했다.

■ “모든 사람들이 MS오피스를 싫어한다”

MS 오피스에 대한 악평은 쉽게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여론도 어느 정도 과장됐다는 게 에드 봇 기자의 주장이다. 그는 실리콘벨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애플의 맥북프로를 쓰는데 이들이 주로 MS 오피스에 대한 악평을 쏟아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 오피스를 업무에 사용하는 사람들의 평가는 다르다”며 “전 세계 십억 이상 인구가 오피스를 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무료 오피스도 많이 있지만 특히 엑셀같이 강력한 인포그래픽 능력을 보여주진 못한다. 단순히 이 둘을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공짜 오피스가 많이 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MS오피스에 돈을 지불하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다. 그는 MS오피스가 인기 없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인기 있는 레스토랑을 가리켜 너무 붐벼서 아무도 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처럼 역설적이라고 지적했다.

■ “하나의 MS 정책, 타이타닉에서 갑판 의자 정리한 정도”

지난해 7월 당시 CEO였던 스티브발머는 ‘하나의 마이크로소프트’라는 새로운 조직 개편전략을 공개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강국에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였다.

발머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MS는 하나의 회사로써 단일 전략 하에 재편성될 것이다. 각각 분리된 전략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한 목표를 공유하는 것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에드 봇 기자는 발머의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있지만 윈도8.1에 대한 새로운 뉴스를 보면 MS가 얼마나 급진적으로 변하고 있는 지 짐작해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과거 MS는 부서별로 성과를 공유하지 않고 협력을 꺼려했었는데 최근에는 부서 이기주의인 ‘사일로 현상’이 무너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MS같은 크기의 회사가 체질을 완전히 바꾸려면 수년은 족히 걸리겠지만 CEO자리를 물려 받은 사티아 나델라가 이 전략을 포용하고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은 다행이다”고 말했다.

■ “윈도폰은 실패한 실험이다”

이번 MWC에서 노키아는 비밀리에 준비해왔던 안드로이드폰 ‘노키아X’를 공개했다. MS는 아직 노키아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이고 따라서 노키아X 프로젝트에 MS가 전혀 개입하지 않았다는게 노키아의 공식 입장이다. 그러나 MS가 윈도폰을 버리고 안드로이드를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커졌다.

그러나 에드 봇 기자는 윈도폰이 해볼만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윈도폰 사용자는 약 5천만명 정도 된다. 노키아 인수를 마치고 나면 그 숫자는 1억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맥 사용자보다 많은 숫자다. 이 정도 규모의 생태계는 개발자들이 충분히 비즈니스를 고려해볼 만한 규모라는 설명이다.

■ “윈도RT는 죽었다”

에드 봇 기자는 윈도RT가 초라한 데뷔를 한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MS가 지난해 9억 달러를 재고로 손실 처리하게 된 결정적인 원인이 윈도RT를 탑재한 서피스RT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MS가 서피스RT로 인해 큰 손해를 입었다는 말은 즉 MS가 이 제품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는 말과 같다. 서피스RT에 자신이 없었다면 더 적은 수량만 제작했을 테고 손실처리 또한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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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윈도RT를 버렸다고 비난하는 사람 중 MS가 윈도RT에 대해 가지고 있는 로드맵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윈도RT의 핵심은 윈도8.X/9플랫폼에 데스크톱 앱 운영 능력을 제외시키는 것이고 이는 터치 중심 경험을 우선시하기 위함이라는 말이다.

MS가 전반적으로 윈도API를 통합할 계획을 발표했고 이런 전략 아래 윈도RT라는 브랜드를 없앤 것은 사실이다. 이미 서피스RT의 후속작은 RT를 빼고 서피스2로 명명됐다. 그러나 그는 터치 중심 플랫폼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변하지 않았고 높은 보안 환경을 갖춘 스토어에서 모던 앱이 작동되게 한다는 점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