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LGU+가 SKT 재판매 금지 요구한 이유

일반입력 :2014/02/19 17:00    수정: 2014/02/19 17:05

정윤희 기자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을 정면으로 타격하고 나섰다. SK브로드밴드 유선망 재판매를 통해 계열사를 부당지원하고 무선시장의 지배력을 유선시장으로 전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LG유플러스는 19일 광화문 S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SK텔레콤의 SK브로드밴드 재판매 금지 등을 촉구하는 신고서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방통위에 요구한 것은 SK텔레콤에 대한 ▲위법행위에 대한 시정조치 및 과징금 부과 ▲재판매 금지 ▲점유율 상한 부과 ▲법개정을 통한 지배적 사업자와 계열사간 재판매 규제 강화 등의 제재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이 막대한 규모의 가입자 유치 수수료와 과다한 도매대가를 SK브로드밴드에 지급하는 등 부당지원을 통해 유선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며 “무선지배력을 활용해 유무선 결합상품 가입시 약탈적 할인정책을 시행, 점유율을 고착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유필계 LG유플러스 CR전략실장(부사장), 안성준 컨버지드홈 사업부장(전무), 박형일 CR전략실 사업협력담당 상무와의 질의응답이다.

-SK텔레콤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법을 위반했나

전기통신사업법의 금지행위에 명시된 내용이다. 계열사에 부당하게 높은 도매대가 제공, 이용자 차별, 회계분리 관련 규정 등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신고서에 담아서 방통위에 법적 판단을 부탁드리는 것이다. 부당 의혹을 신고하고 이에 대한 법적 판단이 이뤄지면 향후 자연스럽게 (재판매 관련)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통위가 SK텔레콤에 제재를 가할 경우, 소비자 이익 저해 우려가 있지 않나

LG유플러스와 KT, SK브로드밴드는 실제 유선망을 깔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선사업자다. 그런데 SK텔레콤은 재판매 사업자인데 지난해 가입자의 10% 이상을 가져갔다. 소비자의 이익이 증대되기 보다는 공정경쟁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SK텔레콤이 무선 시장의 지배력을 계열사 부당지원을 통해 유선 시장으로 전이하고 있다.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이 도매대가 문제다. 지난해 3분기 실적을 보면 SK텔레콤의 재판매 매출은 940억원인데 실제 재판매 대가는 SK브로드밴드에 720억원을 주고 있다. 70%가 넘는 수준으로 과도하게 많이 주고 있는 것이다. 알뜰폰(MVNO, 이동통신재판매)의 도매대가가 40~5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부당한 계열사 지원이라 할 수 있다.

SK텔레콤의 재판매 의도는 명백하다. 재판매를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이 아니다. SK텔레콤으로서는 가입자를 모바일에 묶어두는 것이 목표다. 현재 SK텔레콤 가입자 중 홈상품이 결합된 이용자가 약 24% 정도 된다. 지난 2012년에는 16%였는데 올해는 30%가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에서의 강력한 지배력이 유선시장으로 전이돼 고착화되고 있다고 본다.

-KT, LG유플러스의 결합상품도 가격, 구조 비슷하지 않나

결합상품 구조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다르다. 3사간 상당부분 차이점이 있다. SK텔레콤은 결합했을 때 홈을 모두 공짜로 준다. 모바일 요금을 감면하는 것이 아니라 홈 요금을 감면해준다. 저희는 모바일과 홈을 나눠서 감면해주고 있다. 그 외 결합 조건 등이 상당히 많이 다르다. 무선의 지배력을 유선으로 가져가는 것이 문제가 된다.

상품구조는 비슷하지만 안에 있는 구조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 SK텔레콤 재판매 인가 당시 조건에 포함된 여러 가지 조항들이 있다. 법적 판단을 받은 결과 시장 상황이 변해도 동일한 요구를 할 수 있다는 판단을 받았다.

-지난 2010년 SK텔레콤이 재판매 사업자, 결합상품 판매 인가 받았을 때 문제제기 있었나

당시 SK텔레콤에 대한 결합상품 인가가 났을 때 KT뿐만 아니라 LG유플러스도 인가가 나면 안 된다고 건의했다. 당시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도 했었다. 그러나 막 시작하는 상황이라 부당지원에 대한 것이 입증되기에는 일렀기 때문에 당국의 제재는 없었다.

-계열사 부당지원, 공정경쟁 저해와 관련해 공정위 제소 여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측면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아직까지 공정위 제소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

-지난주부터 SK텔레콤-LG유플러스 간 상호 비방전이 전개됐다. 오늘 신고는 확전(擴戰)인가

최근 옥신각신 한 것에 대한 연장선은 아니고 별건이다. 경쟁사에서도 그렇게 오해를 안했으면 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법적 검토를 시작하며 오랜 시간 준비했다. 비방전은 지난주 화요일(11일)부터 시작된 것이다. 분리해서 생각해 달라.

-지금 이 시점에 해당 문제를 제기한 이유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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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당시 인가 조건에 지배력 전이가 우려된다는 얘기가 들어있었다. 지난 2010년 SK텔레콤이 재판매를 시작한 이후에 2010년, 2011년에는 우려의 수준이던 것이 2012년 이후 우려가 현실화되고 심화되는 수준이다. 더 이상은 기다릴 수 없겠다 싶어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

과거에 2007년도에 KT가 KTF 무선 재판매할 때 SK텔레콤이 나서서 문제를 굉장히 많이 제기했었다. 때문에 정보통신부가 모기업이 자회사 상품을 재판매 할 때는 시장점유율을 10% 넘기지 못하게 하려고 법개정 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해 기준 SK텔레콤 재판매 시장점유율은 11%를 넘어섰다. 7~8% 일 때 문제가 심각하지만 두고 보자 했었고 지난해 10%를 넘어서면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