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개미'에겐 불개미 맹독도 무장해제

일반입력 :2014/02/17 17:25    수정: 2014/02/17 17:25

이재구 기자

맹독을 뿜어내는 개미의 대명사로 알려진 불개미들은 과거 약탈자였던 바이킹처럼 공포의 대상이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에서부터 북상해 미국 남동부로 몰려든 '미친개미'들이 새로운 생태계의 지배자로 군림하기 시작했다.

비밀은 불개미의 치명적 맹독을 맞고도 이를 중화시키는 미친개미 꽁무니의 개미산에 있다.

씨넷은 16일 미국 텍사스대 연구원들이 불개미의 맹독을 중화시키는 최초의 사례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미친개미들은 휴대폰, 컴퓨터 등 전자 제품 속으로 기어들어가 회선을 망가뜨리는 주범으로 알려졌는데 이번에는 놀랍게도 불개미의 맹독을 중화시키는 놀라운 솜씨까지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기존 생태계에서 공포의 대상이던 불개미의 독은 살충제 DDT와 비교해 봐도 그램당 2~3배는 더 강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불개미의 독을 맞고 그대로 죽는 듯이 보이는 미친개미들이 솜씨좋게 이 독을 해독해 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텍사스대의 실험결과 미친개미는 불개미의 독을 맞고도 98%의 생존률을 보였다.

미친개미들의 해독의 비밀은 그들의 배 꽁무니 끝에 있는 특별한 샘에서 분비되는 개미산에 있다. 이들은 개미산을 자신의 입에 넣고는 입을 통해 온몸에 이 산을 듬뿍 스며들게 한다.

텍사스대 연구원들은 어떻게 해서 미친개미의 개미산이 불개미의 독성물질을 중화시키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그들도 단지 그렇다는 것을 알아냈을 뿐이다.

텍사스오스틴대 자연과학대 브랙큰리지필드연구소 산하 텍사스 공격종연구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에드 르브런 연구원은 두 개미종 들 사이의 전쟁에 대해 상세히 묘사하고 있다.그는 “미친개미는 독을 뿜어 대면서 불개미에게로 뛰어든다. 미친개미가 불개미의 독공격을 받으면 나가 떨어지는데 뒤부분 꽁무니쪽 샘에 입을 대고 이 물질을 입으로 가져가 몸에 묻히는 이상한 짓을 계속 한다

”고 밝혔다.

이는 무장한 상대의 관심거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미친개미의 이런 행동은 이 생태계를 지배하는 중요한 방법이 된다.

르브런은 “이대로라면 뭔가 새로운 다른 어떤 일이 발생하지 않는 한 미국 남동부지역에서는 미친 개미가 불개미를 대체해 생태를 지배할 주도적인 개미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개미 뿐만이 아니다. 미친개미가 지나가는 곳에는 어디든 수많은 벌레, 거미, 지네 및 갑각생물들이 줄어든다.

이 다가오는 운명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싶다면 미친개미가 벌레 세계의 거북이라는 점 뿐이다. 이들의 북상속도는 1년에 182미터 정도다.

아래 동영상은 치명적 맹독을 가진 불개미에 대항하는 미친개미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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