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사물인터넷 맹주까지 노리는 이유

'올조인' 앞세워 IoT 컨소시엄 '올씬얼라이언스' 주도

일반입력 :2014/02/19 15:35    수정: 2014/02/19 15:36

정현정 기자

퀄컴은 반도체 업계에서 사물인터넷(IoT) 확산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업체다. 이미 모바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차세대 먹거리로 꼽히는 사물인터넷 시장에서도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한 기반을 닦기 위해 가전업체들과 개발자들은 자사의 생태계로 끌어들이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선봉은 운영체제(OS)나 하드웨어 종류에 상관없는 기기 간 연결 플랫폼인 ‘올조인(AllJoyn)’이다. 퀄컴은 각각 다른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조명, 스마트워치, 냉장고, 에어컨, 도어락, 스마트폰, 태블릿이 올조인이라는 허브를 통해 연결되고 소통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퀄컴 자회사인 퀄컴이노베이션센터가 독자적인 P2P 기술로 개발한 올조인은 지난해 9월 열린 퀄컴 모바일컨퍼런스 ‘업링크 2013’까지만 해도 일부 시제품을 시연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초 올조인 플랫폼에 참여하는 가전업체가 25개로 늘었을 만큼 빠르게 세가 커지고 있다.

퀄컴은 올해를 올조인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올해부터 올조인을 탑재한 실제 상용제품 출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말 LG전자는 앞으로 생산하는 모든 스마트폰TV 제품에는 올조인 플랫폼이 기본 탑재된다고 발표했다. 올해 하반기 본격 출시되는 퀄컴 최초의 스마트TV용 프로세서 스냅드래곤802도 올조인과 통합돼 제공된다.

퀄컴은 ‘올씬얼라이언스’라는 이름의 사물인터넷 컨소시엄도 주도하고 있다. 올씬올라이언스 주요 회원사로는 퀄컴을 비롯해 하이얼, LG전자, 파나소닉, 샤프, 실리콘이미지, 티피링크 등이 있다. 커뮤니티 회원으로는 커네리, 시스코, 디링크, 더블트위스트, 폰, HTC, LeTV, LIFX, 라이트온, 목스트림, 위브드, 윌로시티 등이 참여한다.

졸조인에 기반한 사물인터넷의 청사진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퀄컴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4에서 ‘커넥티드 스마트홈’ 데모룸을 마련하고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모든 조명과 가전제품, 알람, 스피커를 조절할 수 있는 미래 가정의 모습을 구현했다.

와인쿨러의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 주방 조명이 빨간색으로 바뀌면서 보고있던 TV에 경고메시지가 뜨고 일정한 시간에 맞춰 커피포트에서 원하는 농도에 커피를 추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자녀 방의 알람과 조명도 거실에 앉아 태블릿으로 제어할 수 있다.

퀄컴은 올조인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해 다른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올조인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공개하는 등 오픈소스 플랫폼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퀄컴 외에도 많은 가전사들이 스마트폰과 TV 혹은 스피커, 가전제품 간에 연동을 지원하는 서비스를 채택하고 있지만 올조인의 차별점으로 ‘더 큰 생태계’를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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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앗 벤저 퀄컴인터랙티브플랫폼(QIP) 상품관리 상무 겸 올씬얼라이언스 회장은 “각각의 모바일 기기와 가전제품이 클라우드를 통해 연결되는것 만으로는 부족하고 많은 기기들이 제조사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게 되는 것이 진정한 커넥티드홈”이라며 “가전 제조사들도 자사 제품들 간 수직적인 연결을 넘어서 좀 더 큰 생태계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의 IoT 전략은 오는 3월 5일 지디넷코리아가 'IoT, 비즈니스 미래 지형을 바꾸다'를 주제로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전 2014 컨퍼런스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