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처럼?…조립 스마트폰 시대 오는가

모토로라 제품 출시 임박…ZTE도 가세

일반입력 :2014/02/01 10:00

김태정 기자

PC처럼 스마트폰도 사용자가 원하는 부품으로 직접 조립한다? 상상이 쉽지 않지만 실제 제품으로 곧 나올 예정이다. 미국 모토로라와 중국 ZTE가 각각 ‘조립 스마트폰’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핵심 내용은 조립 PC와 비슷하다. 스마트폰 부품을 이용자가 선택, 조립하는 것이다. PC를 조립하듯이 주요 부품을 쉽게 탈부착 할 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향후 필요한 부분 부품만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조립 PC를 연상케 한다.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 키보드 등이 대상이다.

모토로라는 지난해 초부터 ‘아라(Ara)’라는 조립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고 현재 완성 단계에 근접했다. 데니스 우드사이드 모토로라 CEO는 지난해 12월 “조립식 스마트폰 시제품 준비를 거의 마쳤다”고 밝혔다.

모토로라는 아라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외부 디자이너 데이브 한킨스까지 지난해 하반기 영입했다. 그는 ‘폰블럭(Phonebloks)’이라는 조립 스마트폰 개념을 고안해 유명세를 탔다.

한킨스의 폰블럭은 분명 화제를 모았지만 실제 제품에는 크게 다가서지 못했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한계가 존재한다. 모토로라와 손을 잡은 이유다.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플랫폼의 개방성을 하드웨어로 구현하려 한다”며 “외부 개발자들의 진입 장벽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ZTE는 조립 스마트폰 시제품 실물까지 공개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 ‘CES 2014’에 이를 전시했다. 프로젝트명은 ‘에코 모비어스’다.

이 역시 모토로라의 구상처럼 PC를 조립하듯이 주요 부품을 쉽게 탈부착하도록 만들었다.

단, 아직 미완의 제품임을 감안해도 디자인 부분은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려워 보인다. 틀을 정해놓고 부품을 바꿔야하기에 성능 위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시제품 공개는 모토로라보다 앞섰지만 실제 출시는 올 안에 어려울 전망이다. ZTE 측은 “‘에코 모비어스’ 프로젝트는 아직 초기 과정”이라며 “내년까지 시장 반응을 살펴 완성도를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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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립 스마트폰에 대한 다른 회사들의 반응은 대부분 ‘지켜보자’ 수준이다.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의견들도 나온다.

가장 큰 걸림돌은 규격화다. 일정 수준 이상의 부품들이 서로 맞아떨어지도록 규격화시켜야 하는데 모토로라와 ZTE가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스마트폰 디자인에 쉽게 질리는 소비자 성향도 극복할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