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채용 전면개편…명문대 출신 줄인다

대학에 추천권 부여…스펙보다 능력 중심

일반입력 :2014/01/15 10:40    수정: 2014/01/16 07:43

송주영 기자

삼성 그룹이 올해 채용부터 서류 전형에서 '스펙'보다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한다.

특히 명문대 중심의 채용 관행을 없애기 위해 전국 200여개 대학 총장에게 학생 추천권을 부여하고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열린채용’, 수시 서류 접수 제도 등을 도입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삼성 그룹의 입사지원서 서류 접수 기간도 사라진다. 상·하반기로 구분한 연 2회 전형과정 횟수는 유지하는 대신 서류는 수시로 받아 서류전형 합격자를 선발한다. 입사 절차는 까다로와져 서류 외에도 프리인터뷰, 실무능력 평가 등이 도입된다.

이를 통해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전형자 수를 줄이고 직무, 능력 평가에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15일 이인용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은 “지원자가 과도하게 집중되고 취업을 위한 시험준비마저 사교육 시장이 형성되는 등 인재선발 과정에 사회적 부담이 가중됐다”며 “합리적인 방법으로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열린채용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성실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한 인재가 성공하는 직업 선택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올해부터 학교 등 인재가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 연중 수시로 대상자를 발굴할 예정이다.

박용기 삼성전자 인사팀장은 “연중 찾아가는 채용을 실시해 면담, 회사 설명을 실시할 것”이라며 “면담기록 등을 살펴 선발된 자는 서류 전형 없이도 SSAT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은 1년에 3번 가량의 찾아가는 채용을 계획했다.

기존 명문대 중심의 채용 관행을 없애기 위해서는 전국 200여개 모든 대학 총학장에게 추천을 받을 예정이다. 학교별 추천자 수는 기존 삼성 입사 인력을 기준으로 추후 정할 계획이다.

학장의 추천을 받으면 서류전형 없이 SSAT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SSAT, 면접 등은 통과해야 하지만 서류전형의 부담은 사라지게 된다. 학업에 충실한 준비된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제도다.

삼성그룹은 대학 사회에서 인정받는 역량있는 인재의 추천을 통해 면학분위기 유도, 우수인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직무적성검사 시험의 내용과 방법도 바뀐다. 기존 언어, 수리, 추리, 상식 등으로 구성된 SSAT 시험을 종합적 사고 능력을 평가하는 형태로 바꿔 암기력보다는 논리력을 평가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전문화, 세분화되는 직무를 수행하게 될 지원자를 심층적, 종합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서류전형을 추가해 SSAT의 의존도를 낮춰 갈 예정이다.

새로 도입하는 서류전형은 직무 전문성, 인재상 중심의 서류면접 수준의 전형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입사지원서는 세부 학업내역, 전문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과정과 성과, 가치관 평가를 위한 에세이 작성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계열특성을 반영해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등을, 인문계는 직무관련 활동과 경험 등을 중점 평가하게 되며 서류전형만으로 변별이 어려운 경우에는 사전 인터뷰나 실기 테스트도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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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용 사장은 “지원자가 서류, 직무적성검사로 표현할 수 없었던 자신의 역량과 경험을 체계적으로 설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회사는 단순한 점수가 아닌 입체적 검토와 검증을 통해 우수인재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지방대 출신에 대한 채용확대, 저소득층 채용할당, 여성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등 적극적 기회균등과 관련한 채용은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그룹은 채용에서 지방대 35%, 저소득층 5% 등의 비중을 유지하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