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부하이텍 주가가 고공행진이다. 현대기아차, SK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동부하이텍을 탐내고 있다는 ‘인수설’ 덕분이다.
동부그룹 자금 확보를 위해 매물로 나온 동부하이텍이지만 반도체 업계 일각에서는 ‘매력있는 매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M&A 매물 기업이 많은 최근 추세를 감안하면 동부하이텍의 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동부하이텍 종가는 7천10원이다. 상한가를 친 전날 대비 890원, 14.54% 올랐다. 5일 연속 상승세로 일주일 전인 지난 20일 5천50원과 비교하면 5거래일만에 38%가 상승했다.
동부하이텍 주가의 고공행진은 인수설 덕분이다. 동부하이텍의 주력사업은 아날로그 반도체 위탁생산이다. 디스플레이, 모바일, 자동차용 반도체 등을 설계업체에서 위탁을 받아 양산을 하는 파운드리업을 주력으로 한다.
동부하이텍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5천908억원이다. 시가총액은 2천800억원 규모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2010년 동부한농이 분사한 후 반도체 등 전자산업을 전문으로 했다.
동부한농 분사 후에는 꾸준한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하며 2010년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전망한다. 8천억원대의 부채가 부담이기는 하지만 10년 이상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영위하면서 쌓은 노하우는 강점이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아날로그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라는 장점은 있지만 반도체가 시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이라서 자금력이 있는 업체가 인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부하이텍 인수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업체는 현대기아차다. 최근 자동차에서 반도체 비중이 높아지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도체 업체와의 협업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질 것이라는 점에서 우리나라 자동차업계 1위 현대기아차가 유력하게 거론됐다.
현대기아차는 완성차 뿐만 아니라 현대모비스로 전장, 현대오트론으로 자동차용 부품개발을 하는 업체다. 지난해 현대오트론을 설립하며 반도체 육성에 의지를 보였다.
동부하이텍은 지난 2010년 자동차용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자동차용 시장에서 주력제품은 모토구동칩이다. 사이드미러 등에 탑재되는 모터를 제어하는 반도체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비중은 높지 않지만 자동차용 반도체를 시작해 꾸준히 양산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관련업계에서는 자동차용 반도체 때문에 위탁생산 업체를 인수하겠다는 것은 중단기 경쟁력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기아차가 확보해야 할 역량은 반도체 설계이지 생산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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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현대오트론으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아직까지의 성과는 미미한 것으로 안다”며 “투자나 인수를 한다면 설계 분야에 집중해야지 위탁생산이라면 너무 길게 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SK 역시 동부하이텍을 인수했을 때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동부하이텍은 일부 사업영역에서 SK하이닉스와도 겹친다. SK하이닉스 역시 비중은 미미하지만 위탁생산 사업을 하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양산하는 모바일용 CIS는 SK하이닉스 파운드리 사업의 주력 부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