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은 다르며, 유통기한이 지나도 식품에 따라 최대 50~70일까지먹어도 상관없다는 소비자원의 발표가 나오며 전 국민적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유통기한이 임박한 과자, 소스, 조리식품 등을 최대 90%까지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지난 5월 카페24를 통해 오픈한 온라인 식품 유통 플랫폼 ‘떠리몰’을 이용하면 된다. 직관적인 이름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창업자 신상돈㉛ 대표는 3년 전 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을 연계해 대학탐방을 해 주는 ‘티처스가든’으로 첫 사업을 열고, 작년에는 수입 유기농 시리얼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뮤즐링’으로 두 번째 사업을 시작한 경험 있는 CEO다. 그는 시리얼 공급업체들이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들을 행사로 판매해 달라는 요청을 여러 차례 받으면서 떠리몰을 떠올렸다.
“떠리몰을 통하면 고객들은 정말 싼 가격에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고, 업체들은 재고 식품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됩니다. 섭취가 가능한 데도 유통기한이 임박해 버려져 발생하는 손실이 가공식품에서만 연간 6천 5백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 바로 이 거대한 사회적 비용을 떠리몰이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죠.”
떠리몰은 합리적인 식료품 소비를 추구하는 20~30대 여성들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하고 있다. 이 고객 층은 현재 떠리몰 매출의 70%를 차지하며, 떠리몰은 오픈 후 매월 평균 70%씩 매출이 상승하며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신대표는 ‘비규격 농산물’이라는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문제는 없으나 모양이 일반적이지 않아 상품 가치를 잃어버린 농산물을 일컫는 말이다. 투명한 생산과정을 거치고 건강에도 좋은 제품을 선별해 산지 직송으로 내놓을 생각이다. 그는 “비규격 농산물로 분류되면 판매를 할 수 없고 폐기처분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무려 전체 농산물의 40%에 달하는 양”이라며 “비록 못 생겼지만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제품을 싸게 공급한다면 환경도 보호하고 고객에게도 이득”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법인 전환을 앞두고 외부 투자에 대한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 중인 떠리몰.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신대표는 신중한 경영을 강조한다. 그는 “잘 되는 것 같다고, 급성장을 하고 있다고 쉽사리 규모를 키우면 실수한다고 생각한다”며 “내실을 다지며 항상 경각심을 갖고 운영하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신대표와의 1문1답>
▲ 3년만에 3개의 서비스를 운영하는 대표가 됐다.
건축을 전공했는데,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콘셉트를 만들고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건축과 창업이 매우 유사하다는 점에서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건축과 경영은 다르다.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까지는 나의 역할이지만 규모를 키우는 것은 좋은 분들을 모셔서 진행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한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직원을 채우고, 또 한 사업이 자리를 잡으면 인원을 투입하면서 만들어왔다. 지금은 떠리몰의 안정화에 모든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 주요 제품은?
20~30대 여성 고객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그 연령대의 고객들이 선호하는 과자, 시리얼 등이 가장 사랑 받는 제품이다. 주부 고객들에게는 소스류나 즉석 조리식품이 인기 있는 편이다. 제품의 가짓수를 대폭 늘리는 것이 현재 떠리몰의 과제다.
▲ 어떤 회사를 만들고 싶은가?
독일에 파버 카스텔이라는 필기구 회사가 있다. 8대에 이르러 수백 년간 운영해 오면서 직원 해고를 한 번도 하지 않은 회사다. 그런 회사가 되고 싶다. 작년에 규모를 키우면서 상당 수의 직원을 인턴으로 채용했다가 정식 사원으로 고용해 주지 못한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많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오랫동안 다닐 수 있는 회사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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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인간관계를 잘 구축했으면 한다. 대표라고 권위의식을 가지면 생각이 갇힌다. 감정적으로 일처리하지 말고, 회사 내에서 자신 위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겸손하게 스스로를 되돌아보며 사업을 했으면 한다. 실수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고 매사 신중하게 임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