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 열풍이 전국으로 확산된 가운데 대자보 내부검열 및 불허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광주시민모임은 광주 금호고 A학생이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를 교내에 붙이려다 불허된 소식을 전했다.
광주시민모임에 따르면 금호고에 다니는 A학생은 최근 학생부에 찾아가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로를 붙이려고 담당교사에게 사전 신고하려 했지만 주변 교사에게 면박만 당하고 허가를 받지 못했다.
A학생이 쓴 대자보에는 한국사 교과서 문제와 전교조 법외노조, 철도 민영화 및 밀양 송전탑 등 최근 가장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사회적 이슈를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자보 게시가 학교 측으로부터 거절당한 데 대해 광주시민모임은 “학교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기는커녕 이를 짓밟은 조치를 한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또 학교가 “인권을 침해했다”면서 “헌법 제21조에 따르면 모든 시민들이 언론, 출판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광주 금호고 측은 “금지한 게 아니라 논의해보자고 한 것”이라며 대자보 게시를 무조건 반대하거나 금지시킨 게 아니라는 입장이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논란은 제주대학교에서도 일어났다. 이곳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명목으로 대자보 부착을 불허하는 일이 벌어졌다.
또한 제주대 재학생인 김모씨는 지난 17일 오후 자신이 직접 작성한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들고 동아리연합회를 찾았다. 학생회관 내 게시를 위해 동아리연합회 직인을 받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김 씨는 이를 거절당했다. 학생 복지과에서 더 이상 대자보에 직인을 찍어주지 말라는 지시 때문이었다. 앞서 붙은 대자보도 게재되지 않았냐는 반문에는 오는 20일 내릴 계획이란 답변만 돌아왔을 뿐이다.
이 같은 논란에 제주대 동아리연합회 측은 학생복지과의 외압을 부인하며 정치적 중립을 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여론이 부정적으로 형성되고 매체들의 취재가 시작되자 노골적인 내용만 없다면 직인을 찍어주겠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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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아이디 'es78****' 누리꾼은 “학생들이 정치 걱정할 정도면 우리나라 정치가 대체 어디까지 문제가 있단 거냐”면서 “민주주의라고만 해놨지 속은 거의 독재 정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또 '0401****' 누리꾼은 “자유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으로서 표현의 자유는 헌법으로 보장 받는 건데 왜 학생의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지 모르겠다”면서 “학생인권조례를 보면 학생들은 시위할 권리조차 갖는데 대자보 붙이는 권리는 없다보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