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자대학교 이인화 교수가 게임중독자의 뇌가 약물중독자의 뇌와 같다는 정신의학계 주장에 “지적사기”라고 반박했다.
이인화 교수는 11일 서울 선릉역 인근 D캠프에서 진행된 ‘게임 마약법 반대 대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게임중독법’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신의학계가 발표한 “게임중독자의 뇌를 찍어 봤더니 약물중독자의 뇌와 유사했다”는 연구 발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를 두고 지적사기라고 폄하한 것.
먼저 이 교수는 뇌와 마인드(정신), 소울(감정 또는 영혼)은 각기 다른 영역으로 취급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정신의학계는 이 세 가지 개념을 같은 개념으로 혼용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인화 교수는 “게임중독자의 뇌가 약물중독자의 뇌와 같다는 건 마치 작가들이 수돗물처럼 글이 써질 때 나타나는 하이퍼그라피아 상태가 간질 환자가 발작할 때의 뇌와 정확히 같다면서 잡아가는 것과 같다”는 말로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프로이트가 쓴 논문을 근거로 “2차 세계대전은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의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고 분노를 절제하고 자제해야 하는 엄숙적인 분위기 때문에 발발한 것”이라며 “게임중독법은 감정과 욕구를 자기가 선택하는 권한과 능력을 빼앗겠다는 나치적인 발상”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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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이 교수는 게임산업을 규제함에 있어 정부와 국회가 크게 착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도 규제해도 돈도 나오고 산업도 잘 될 거라는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
이인화 교수는 “문화 정체성을 파괴해서 게임을 하고자 하는 도전 의지까지 꺾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며 “게임업계도 게임이 갖는 문화적 정체성에 투자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