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1년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에 시장포화 영향까지 겹치면서 2년 연속 역성장이 예상되는 TV 시장 부진과 궤를 같이 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내년 중국 춘절(음력 설날) 등 성수기 이후 실제 TV 수요가 수급 개선에 지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6일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하반월 주력제품인 40~42인치 풀HD TV용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오픈셀 기준)은 145달러로 지난달 상반월에 비해 2달러(1%p) 하락했다.
오픈셀은 물론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 백라이트유닛(BLU)를 장착한 모듈 제품 역시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 제품 가격은 지난해 12월 289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올 초부터 연속 하락하면서 연초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특히 하반기 들어 하락세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265달러였던 패널 가격은 지난달 223달러까지 16%나 떨어졌다.
세계 경기침체가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TV 수요는 둔화되는데, 중국 패널 업체들의 공격적인 공장 증설로 공급 과잉은 심화되면서 패널 가격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성수기 TV 수요에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으면서 당분간 패널 가격이 오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TV 제조사들이 내년 춘절 연휴 등을 겨냥해 패널 재고를 확충하면서 12월 들어서 가격 하락폭이 다소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제조사들이 내년도 수요 전망을 보수적으로 내다보면서 패널 재고 확충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만큼 성수기 TV 판매량이 패널 수요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도 LCD 업황 개선을 내년 2분기 이후로 예상하고 있다. 그때까지 디스플레이 제조사들은 TV용 패널 판가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회복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년도 공급과잉률(공급가능면적을 수요면적으로 나눈 값)이 올해 129%에서 125%로 다소 낮아지면서 패널 수급은 소폭 개선되겠지만 공급과잉을 해소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라면서 “하반기 TV 패널 가격이 평균 10% 이상 하락했는데 내년 상반기까지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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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와 초고해상도(UHD) TV 출시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뚜렷한 패널 수급개선을 위해서는 중국 춘절 이후 실제 제품 수요와 의미있는 패널 가동률 조정 등이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조사들이 원단 및 춘절 프로모션을 위해 패널 주문을 증가시키면서 12~1월 패널 가격 하락 추세는 완화될 전망”이라면서 “공급 측면에서도 내년 1분기 생산되는 신제품들이 새로운 사이즈의 신규 모델과 곡면 및 UHD TV 등으로 수율이 낮아 패널공급이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