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모바일 보안 플랫폼 녹스(Knox)를 기반으로 국내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노크하는 모양새다. 기업고객들이 맞춤형 보안정책을 적용할 수 있는 모바일기기관리(MDM)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삼성전자 및 국내 보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국내 일부 기업에 녹스를 탑재한 단말기를 공급하는 한편 회사 정책을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MDM과 관련해 국내 개발사들과 협력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국내 기업 환경에서 녹스 기반 생태계가 조성되려면 사전 정비 작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일부 기업들이 프로모션 형태로 녹스 플랫폼을 적용하고는 있지만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녹스가 탑재된 단말기가 B2B쪽으로 공급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수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엔터프라이즈 사업 핵심 전략 '녹스'는...
녹스는 모바일 전용 가상화 운영체제(OS)다. 회사 업무용 이메일, 일정관리, 연락처 등과 함께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일반 스마트폰, 태블릿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임직원들이 안드로이드 OS에서 개인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는 것과 별도로 녹스라는 가상화 OS에서 앱을 포함한 여러 가지 기능을 활용하는 것이다.
해커들 입장에선 안드로이드OS가 아니라 녹스라는 별도 플랫폼을 뚫어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보안전문가에 따르면 녹스는 하드웨어에서부터 커널, 부트로그, OS 영역에까지 레이어 별로 보안정책을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내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 업무 환경이 확산되려면 보안은 기본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삼성 포 엔터프라이즈(SAFE)'라는 콘셉트를 적용했다. AES-256비트 암호화 기능을 제공하는 한편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암호화 통신, MDM 솔루션 지원 등도 부각하고 나섰다.
삼성전자는 SAFE를 설명하는 홈페이지에서 MDM에 대해 임직원들이 모바일, 보안, 정책준수, 원격 앱 및 기기 특성 관리 등을 회사 요구에 맞춰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업계를 선도하는 서드파티 사업자와 협력을 맺고 모바일 최적화 솔루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녹스 생태계 조성, 핵심은 MDM
국내 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한 키는 MDM이 쥐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 입장에서는 앱 관리, 배포와 함께 사내 업무환경에 맞는 보안정책을 별도로 관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SAFE를 통해 녹스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보안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나 아직 MDM에 대해서는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단계다. 국내 MDM 관련 보안업체들과 협력이 필요한 대목이다.
실제로 국내 보안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국내 MDM 관련 30여개 개발업체들을 초청해 세미나를 열고, 협력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는 녹스용 소프트웨어개발키트(SDK)를 제공키로 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 보안 업체 관계자는 녹스는 하나의 플랫폼(가상화 OS)이기 때문에 기업 고객들이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업별 정책을 반영한 맞춤형 MDM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협력을 제안한 것도 기존 국내 기업들에게 MDM솔루션을 개발, 공급해 온 개발사들이 가진 기술과 최적화 능력이 필요하다는 인식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국내 녹스 생태계 남은 과제 '최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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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삼성전자는 기업고객들이 가진 요구사항에 맞는 제품을 잘 기획 해야 한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국내 MDM업체들에게 녹스용 SDK를 제공하면서 적극적으로 협력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준비의 일환이다.
현재 삼성전자 녹스 플랫폼에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는 시트릭스 코리아 모빌리티 담당 허남주 차장은 MDM은 기업이 운영 중인 네트워크 인프라, 서버 계정정보 등 까지 같이 볼 수 있어야 하기때문에 전문회사가 맡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