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박종석, 적자속 사장 승진…칼 갈았다

중국산에 밀려 발등 불, 무거운 숙제 안았다

일반입력 :2013/11/27 14:50    수정: 2013/11/27 14:57

김태정 기자

박종석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의 사장 승진은 ‘포상’보다 ‘무거운 숙제’의 의미가 크다. 본부 핵심인 스마트폰 사업 위기 가운데 나온 승진이기 때문이다.

LG전자는 27일 이사회를 열어 부사장 3명의 사장 승진을 핵심으로 한 내년 1월1일자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박 부사장의 사장 승진에 대해서는 스마트폰 체질 강화에 기여한 점이 높이 평가받았다고 설명했다. 회사의 주력 스마트폰 G시리즈는 그의 지휘 하에 나왔다.

그의 거취는 이번 인사의 최대 관전 포인트로 지목돼왔다. 승진설부터 유임설, 퇴임설까지 딱히 중론 없이 다양한 전망이 엇갈렸다. LG전자 MC사업본부 현 주소가 그만큼 애매하다는 뜻이다. MC사업본부는 3분기 797억적자를 기록했다. 회사 전차 사업본부 가운데 유일한 적자다. 매출액도 3조454억원을 달성했지만 2분기(3조1천231억원)보다는 2% 줄었다.

지난해 적자와 흑자를 오가다 올 2분기 612억원 이익을 내며 안정을 찾는 듯 보였지만 오래가지 못한 것. 잠시 수그러들었던 스마트폰 위기설은 다시 덩치가 커졌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점유율이다. 삼성전자와 애플 등 양강은 차치, 중국 업체에도 밀리며 4위로 내려앉았다. 고급형 제품에 주력하면서 보급형 판매량 전력이 줄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수치만 보면 LG그룹 전반에 흐르는 1등주의 인사의 피해자가 될 공산이 컸다. LG그룹은 매출이나 수익도 물론 중시하지만 경쟁사 보다 앞선 선도 역량을 강조해왔다.

이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총력전을 펼치면서도 박 부사장의 사장 승진을 지난해에도 보류했던 이유로 알려졌다. 박 부사장은 올해로 부사장 8년차다. 현 LG 사장들 기준 부사장 기간 평균 정도인 6년보다 2년이 많다.

그래도 박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구본무 회장의 믿음 표현으로 해석된다. 시장 상황이 어려울 뿐, 기술 전력 강화 부분에서는 박 부사장을 높이 평가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올 들어 MC사업본부가 내놓은 스마트폰 ‘옵티머스G 프로’와 ‘G2’ 등은 해외서 삼성전자와 애플 제품을 누르고 최고 평가를 여러 차례 받아 직원 사기를 키웠다. 휘는 플렉시블 스마트폰의 세계 최초 미국 출시도 임박했다. LG 스마트폰 기술력이 업계 선두권으로 키운 1등 공신이 박 부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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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위 관계자는 “중국산 저가 공세를 방어하면서도 미국과 유럽에서 고급형 이미지를 키운 것은 박 부사장의 공”이라며 “워낙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치열해 금전적 수치가 잘 나오지 않았지만 내년엔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에서는 박 부사장을 포함해 9명의 승진자가 나왔다. LG전자의 5개 사업본부 중 가장 많은 승진자 배출이다. 이 역시 1등은 아니지만 기술 선도에 대한 호평이 반영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