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신종균·윤부근 부회장 승진설 ‘모락’

실적 충분하지만 연차 짧아 의견 엇갈리고 있어

일반입력 :2013/11/27 08:01    수정: 2013/11/27 09:53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 신종균 IM(IT/모바일) 사장과 윤부근 CE(소비자가전) 사장의 부회장 승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다. 내달 초 삼성그룹 인사에서 삼성전자 부분을 별도로 볼 때 최대 관전 포인트다.

미국 하와이에서 요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지난 25일 귀국하면서 두 사장을 둘러싼 승진 인사 전망이 더 쏟아지고 있다.

신 사장과 윤 사장 등 사내 두 라이벌의 부회장 승진 여부에 대해 삼성그룹 내에서도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 실적은 충분하지만 연한이 걸림돌이라는 요약에는 이견이 거의 없다.

■최지성 실장 7년 걸렸는데...

경력을 보면 신 사장은 2010년, 윤 사장은 200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올해로 각각 4년차, 5년차 사장들이다. 부회장 승진을 논하기에는 이른 연차임이 사실이다.

올해 현재 삼성그룹 부회장들이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데 걸린 기간은 평균 8.4년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3년 만에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오너 일가여서 다른 임원들과 직접 비교가 어렵다. 신종균 사장에 앞서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을 이끌었던 최지성 삼성그룹 미래전략 실장의 경우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는데 7년이 걸렸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8년, 강호문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연주 삼성물산 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은 나란히 사장 9년 만에 부회장에 올랐다.

이 같은 사례들을 볼 때 이건희 회장이 신 사장과 윤 사장을 부회장에 올리기에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그룹 전체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시점이라 인사가 더 조심스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상필벌 따르면 승진 자연스럽다

그러나 두 사장이 거둔 실적을 고려할 경우 부회장 승진이 없다면 오히려 어색하다는 의견들도 만만치 않다.

신 사장은 애플을 제치고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을 세게 1위로 도약시킨 주인공이다. 노키아와 블랙베리 등 강자들이 무너지는 동안 오히려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신 사장이 이끄는 IM사업부는 올 3분기만 봐도 영업이익이 6조7천억원에 달한다. 회사 전체 영업이익에서 무려 66%를 차지한다. 1분기에는 이 비중이 75%에 달했다.

윤 사장은 TV분야에서 8년 연속 세계 1위라는 기록을 썼다. 생활가전까지 회사 성장 동력으로 만들겠다고 누차 강조해왔다.

만약 신 사장과 윤 사장의 부회장 승진이 현실화되면 권오현 부회장과 강호문 부회장의 거취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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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부회장과 강 부회장은 부회장 자리로 승진한지 각각 2, 3년째를 맞고 있다. 현업을 유지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임원은 올해는 예년보다 사장단 변동 폭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신상필벌이라는 전통적 인사 원칙을 감안해도 셈이 복잡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