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핀치투줌 무효"...재판중단 요청

판사에게 긴급동의안 제출…미 특허청 7월 판결 기반

“애플의 핀치투줌특허('915특허)가 완전히 유효하지 않기 때문에 이번 특허침해 배상재판을 유예해야 한다. 애플은 무효인 특허를 다른 유효특허와 분리하지 않는 교묘한 판단을 내렸다...이번 재심에서의 배심판결에 의문이 든다.”

씨넷은 20일(현지시간) 삼성이 이같은 이유를 들어 루시 고 판사에게 긴급동의안을 제출, 배심원들이 검토중인 재심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미특허청은 지난 7월 “애플특허가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는 판정을 내린 바 있다.

법정기록에 따르면 미특허청은 애플의 핀치투줌특허(미특허 7,844,915)가 유효한 특허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상의 무효 판정을 받은 애플의 핀치투줌 특허(미특허 7844915)는 '화면 움직임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란 이름으로 등록돼 있다. 이 특허는 사용자가 터치스크린 기기 화면을 조작할 때 한 손가락으로 상하로 움직이거나 두 손가락으로 확대 하거나 축소하는 기능을 정의한 기술이다.그동안 미특허청은 ‘915특허주장에 대해 재심을 진행해 왔다. 애플은 최근 특허청의 의문에 대해 대응했다. 하지만 미특허청에 제출된 기록에서 특허청은 애플이 주장한 기술과 애플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며 “특허를 인정할 수 없다(respectfully disagrees)”고 말하고 있다. 미특허청의 이 결정은 ‘915특허의 법적효력을 없애지는 않았지만 애플이 이 특허를 유효하게 하기위해서는 애플이 더많은 정보를 제공해서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은 이 긴급동의안 서류에서 “미특허청의 판결은 이번 재심판결의 배심판결에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며 “애플은 변론내용 중 다른 특허들과 '915특허침해에 따른 피해를 분리시키지 않는 교묘한 결정을 내렸다. 이에따라 무효인 '915특허와 다른 (합법적인)특허에 대한 배상액을 어떻게 할당해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이 동의안은 애플이 최종변론에서 애플측 변호사의 인종차별적 언급으로 여겨지는 발언 직후에 나왔다. 삼성은 맥엘리니 애플 변호사의 발언에 대해 인종차별적 내용이 있다며 재판무효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삼성은 지난 4월에도 이와 비슷한 재판 유예 동의안을 내놓았다.

당시 루시고 판사는 “만일 미특허청이 '915특허가 무효이며 애플도 이 최종 결정을 수긓해 더 이상 '915특허재심을 하지않겠다는 최종 결정을 내린다면” 삼성이 새로운 동의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번 재심에서 이익손실분 배상금으로 1억1천400만달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은 핀치투줌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지불할 이유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최후 변론에서 해럴드 맥엘리니 애플측 변호사는 “삼성에게 특허침해에 대한 적절한 벌금을 부과하지 못한다면 샌프란시스코만경제와 미국경제가 위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을 특허를 지키지 못해 사업을 접고 외국업체에 빼앗기게 된 미국 TV업체들에 비유했다. 삼성은 세계최대 TV제조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