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을 겨냥해 '글래스개발도구(GDK)'를 시범 공개했다.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이미 확보한 개발자 생태계를 키워 플랫폼 주도권을 다지겠다는 속내다.
19일(현지시각) 영미권 주요 외신들은 구글이 기존 안드로이드 앱 개발 환경과 유사한 글래스 개발용 도구를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구글이 내놓은 GDK는 개발자들이 스마트안경이라 불리는 구글글래스 기기에 맞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구글글래스가 온라인에 연결돼 있지 않더라도 앱은 작동 가능하다. 앱은 비활성 상태 이벤트를 지원하고 구글글래스에 탑재된 카메라 등 모든 하드웨어(HW) 구성요소에 접근할 수 있다.
IT매거진 와이어드 온라인판에서는 GDK에 대해 개발자들은 착용자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앱이나 새 메일 수신 알림 및 사진 업로드, 온라인 공유 기능같이 진행중인 작업에서 중심이 될만한 도구를 만들 새로운 기회를 열었다고 평했다.
몰입형 작업(immersive tasks)은 게임처럼 집중력을 요하는 활동, 진행중인 작업(ongoing tasks)은 다른 일을 위해 수시로 맺고 끊을 수 있는 활동을 가리킨다.
이날 구글은 구글글래스용 실시간 증강현실 번역 앱 '워드렌즈'와 낱말맞추기 앱 '스펠리스타', 활동량 측정 앱 스트라바 등을 시연했다. 몰입형 작업과 진행중인 작업 등 착용자 상황에 맞게 제공되는 구글글래스 앱의 가능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워드렌즈는 구글글래스 카메라에 포착된 외국어 문자열을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실시간으로 번역해 보여 줬다. 지원 대상 언어별로 1만개 단어 사전이 내장된 덕분이다. 착용자가 기본 명령 '오케이 글래스'에 이어 '이걸 번역해 줘(translate this)'라고 말하면 인식한 문자열을 자동 번역해 구글글래스 화면 오른쪽 위에 표시한다.
스펠리스타는 머리가 향하는 방향으로 낱자를 선택하는 워드스크램블 게임이었다. 스트라바는 자전거 주행이나 달리기 활동 기록을 측정해 주는 앱인데, 구글글래스 버전은 기기 특성상 착용자에게 실시간으로 이동속도와 거리를 보여 주고 정보 확인을 위해 모바일 기기처럼 주머니에 넣었다 뺐다 할 필요가 없다.
구글 GDK 공개를 알린 온라인 IT미디어 아스테크니카 보도에 따르면 개발자들은 GDK로 자신의 구글글래스 앱에 필요한 음성인식 기능을 집어넣을 수 있지만, 구글글래스 음성인식 초기화 명령어인 '오케이 글래스(ok glass)'는 구글만이 추가할 수 있는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개발자들은 안드로이드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매니저를 통해 GDK를 내려받을 수 있다. 현재 접할 수 있는 버전은 일명 '시사회(sneak preview)'판으로, 미완성 단계다. 기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에게 익숙한 '이클립스'에서 플러그인으로도 쓸 수 있다.
구글글래스 운영체제(OS)는 안드로이드4.0.4를 매우 단순화한 것이라 GDK가 제공하는 개발 환경은 사실 기존 안드로이드 개발 환경과 매우 닮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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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태동기에서 부흥기로 옮아가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 OS를 통한 생태계의 맹주를 꿈꾸는 모양새다. GDK를 기존 안드로이드 앱 개발자들이 익숙하게 다룰 수 있도록 신경쓴 정황이 엿보인다.
온라인 IT미디어 올싱스디는 '구글 글래스를 쓰는 사람이 1만명 이상'이라는 구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앱 개발자들에게 거대한 사용자군은 아니다라면서도 (GDK 공개 및 구글글래스 앱 시연) 행사에 참석한 개발자들은 GDK를 통해 안드로이드 앱 개발과 전반적으로 비슷한 환경을 지원한다는 점에 고마워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