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질주, IT업계를 떨게 하다

IBM 등 전통의 강호 부스러기 챙겨야 할 처지

일반입력 :2013/11/18 10:37    수정: 2013/11/18 13:23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연례 컨퍼런스 리인벤트2013이 지난주 열렸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업계를 떨게 할 만한 소식이 쏟아졌다.

올해 행사에서 아마존은 서비스로서의 데스크톱(DaaS)인 '아마존워크스페이스'와 실시간 스트리밍 데이터 처리를 위한 서비스 '키네시스', 포스트그레SQL을 위한 관계형데이터베이스서비스(RDS), RDS 크로스리전 복제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워크스페이스는 시트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의 뒤통수를, 키네시스는 구글의 자존심을, RDS 개선은 수많은 퍼블릭 클라우드 추격자의 의표를 찔렀다.

세계 최고의 퍼블릭 클라우드 전문가로 손꼽히는 버너 보겔스 AWS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WS는 11월 14일 적어도 243개의 업데이트를 내놨다라며 경쟁자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 지디넷은 이 발언에 대해 '올드 가드(Old guard)', '레거시(legacy)' 등에 대한 아마존의 독보적인 차별화를 강조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드가드와 레거시는 IBM, MS, 오라클 같은 전통적인 기업용 IT솔루션 벤더를 지칭한다. 아마존은 최근 수년사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로 IT업계를 완전히 뒤흔들었다. IBM 같은 전통적인 IT 강자들은 아마존의 질주 뒤켠에서 남은 부스러기나 줏어먹어야 할 처지다.

■워크스페이스, VDI 구축 비용의 절반값

아마존 워크스페이스는 어떤 단말기를 이용하든 윈도7 환경에서 업무를 보게 해주는 서비스다. 그동안 여러 IT업체들이 시범적으로 시도해온 '서비스로서의 데스크톱(Desktop as a Service, DaaS)'를 처음으로 상용화한 것이다.

아마존은 윈도서버2008 R2 상에 가상머신(VM)을 생성해, 윈도7 데스크톱 운영체제(OS) PC를 제공한다.

아마존워크스페이스를 이용하면, 어도비 리더, 어도비 플래시, 인터넷익스플로러(IE)9, 파이어폭스, 7-ZIP자바런타임환경(JRE) 등의 유틸리티를 기본으로 이용할 수 있다. 30달러 가량을 더 내면 MS 오피스 프로페셔널2010과 트렌드마이크로 안티바이러스등도 이용가능하다.

아마존은 워크스페이스를 이용하면 시트릭스 같은 전통적인 VDI업체의 솔루션을 직접 구축하는 것보다 59%의 총소유비용(TCO)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한 언론은 아마존워크스페이스에 대해 아마존 킨들을 업무용 기기로 변신시키는 방법이라고 평가했다.

앤디 재시 AWS 수석부사장은 아마존 워크스페이스는 기존 레거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공업체로부터 깔끔하게 이탈할 수 있는 프레임이라며 현재 사용가능한 VDI의 절반가격이면 된다고 말했다.

기업IT담당자는 MS 액티브 디렉토리(AD)를 이용해 아마존 워크플레이스의 DaaS를 사내에 배포하고 관리한다. AWS의 가상프라이빗클라우드(VPC)를 가입해 특정 가입자 전용의 가상사설망(VPN)을 할당받고, 사내 시스템 인프라에 연결시키면 된다. AWS에 전용망으로 직접 연결하는 AWS 다이렉트커넥트를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재시 수석부사장은 하드웨어나 가상화 소프트웨어 없이도 데스크톱을 중앙에서 관리하는 꿈을 현실화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클라우드로…구글 자존심 상처

프리뷰로 공개된 아마존 '키네시스(Kinesis)'는 실시간 스트리밍 데이터를 저장, 처리하는 빅데이터 영역 제품이다. 금융거래 트랜잭션, 소셜미디어 피드, 위치추적 등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수백, 수천 테라바이트 규모 데이터를 AWS에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해준다.

사용자는 자신의 클라우드 인프라로 유입되는 실시간 데이터 흐름 속에서 유용한 가치를 발견해, 애플리케이션을 작성하거나, 알람을 생성하고, 즉각적인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다.

키네시스처럼 실시간 스트리밍 데이터처리에 대한 오픈소스 진영의 엔진으로 스톰, 스파크/샤크, 카프카 등이 있다.

키네시스는 오픈소스 스트리밍 데이터처리 엔진에 요구되는 전문적인 인프라 관리 기술을 사용자에게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파괴력을 갖는다. 트위터, 넷플릭스 같은 회사의 경우 수많은 오픈소스 개발자와 엔지니어가 존재해 복잡한 데이터처리 기술을 능수능란하게 다룬다. 반면, IT역량을 갖추지 못한 대부분의 일반기업은 최신 빅데이터 기술 활용을 어려워 한다.

키네시스를 통해 사용자는 단지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데만 집중하면 된다. 해당 시스템의 장애나 성능저하 등에 대한 관리측면에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아마존은 어떤 규모의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스트림에도 대응한다며 또한, 복수의 가용성존에 복제돼 저장된다고 강조했다.

기가옴은 까다로운 인프라 관리에 신경쓰지 않고, 기술의 이점을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키네시스를 높이 평가했다. 특히 MS나 구글 같은 경쟁업체들이 아직 유사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상황이란 점에 주목했다.

기가옴의 데릭 해리스 기자는 MS는 배치 분석용 하둡서비스만 제공하고, 구글 컴퓨트 엔진은 클라우드 기반의 하둡 기술을 제공하지 않는다라며 아마존 키네시스는 기술보다 비즈니스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MS는 윈도애저로 아파치하둡 인스턴스를 생성할 수 있는 '윈도애저 HD인사이트'를 서비스하고 있다. 구글은 분산형 DB인 빅테이블을 이용할 수 있는 구글 데이터스토어를 제공중이다. 이들은 모두 배치 분석용 서비스에 해당된다.

데릭 해리스는 만약 기업이 실시간 데이터로 무언가를 하길 원한다면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걸 생각할 수 있다라며 키네시스는 내가 아는 한 유일한 선택지다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처리 기술에 있어 구글은 업계의 독보적 존재다. 하둡 역시 구글의 맵리듀스파일시스템에서 착안됐다. 구글 빅테이블, 빅쿼리(드레멜) 등은 HBASE와 임팔라, 드릴, 타조 개발에 영향을 미쳤다.

구글이 IT업계에 준 여러 기술적 영향을 무시할 순 없지만, 누구나 사용하도록 하는데는 미흡했다. 빅테이블의 서비스화도 올해 5월에서야 이뤄졌다. 실시간 데이터처리에 대한 기술에 있어선 구글보다 아마존이 한발 앞서 일반인용 서비스를 내놓은 셈이다. 기술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자부하던 구글의 자존심을 제대로 건드렸다.

■선택폭 넓히고 안전해진 아마존 RDS

RDS에 대한 업그레이드 역시 눈여겨 볼 대목이다. 포스트그레SQL용 RDS는 버너 보겔스 AWS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직접 소개했다.

버너 보겔스 CTO는 포스트그레SQL은 3테라바이트(TB)와 3만 IOPS 이상의 프로비저닝 및 배포를 관리하는 놀라운 DB라며 여기에 자동화된 백업, 특정시점 복구, 포스트GIS 공간 DB 지원 등의 추가 기능을 포함시켰다라고 밝혔다.

AWS는 2011년 오라클DB를 위한 RDS를 내놨고, 지난해 윈도SQL서버를 위한 RDS를 내놨다. 가장 널리쓰이는 관계형DB의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에 이어 급부상하는 오픈소스 RDB를 서비스로 제공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아마존은 RDS를 지리적으로 떨어진 가용성존에 복제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른바 RDS 크로스리전 복제다. 기업의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작동을 좌우하는 또다른 부분인 RDB의 가용성을 높인 것이다.

아마존은 자연재해에 따른 잦은 데이터센터 장애로 서비스중단사태를 여러차례 맞았었다. 아마존은 RDS 크로스리전 복제에 대해 지리적으로 떨어진 여러 지역에 쉽게 복제할 수 있다는 점과 서비스 중단없이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버너 보겔스 CTO는 2011년 일본의 지진과 쓰나미, 그리고 허리케인 샌디 피해 당시 AWS의 자원을 어떻게 이동시켰는지 설명했다. 세간에서 지적하는 AWS의 가용성 부족 문제가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란 점을 내보인 것이다.

■3D 그래픽 앱 실행을 클라우드에서 '앱스트리밍'

마지막으로 눈여겨볼 AWS 서비스업데이트는 개발자에 대한 내용이다. 클라우드 상에서 앱을 실행해 결과만을 모바일 기기로 보내주는 '아마존 앱스트리밍'에 2D 및 3D 그래픽 처리를 추가한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는 데스크톱이나 고성능 노트북에 비해 하드웨어 사양이 낮다. 때문에 모바일 기기의 앱에서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성능에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아마존 앱스트림은 앱 코드를 AWS EC2 인스턴스 상에 두고, 클라우드 상에서 실행하게 한 것이다. 비디오 스트리밍처럼 앱의 실행결과를 기기에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전송해 사용자 기기의 하드웨어 사양문제를 극복하게 하는 아이디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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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앱스트리밍의 3D 그래픽처리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고성능 그래픽을 구현한 모바일 앱을 저사양 단말기에서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아마존 STX 프로토콜을 통해 앱의 스트리밍 경험을 HD 비디오 수준으로 높였다.

이같은 앱스트림의 아이디어는 MS도 갖고 있다. MS는 헤일로같은 고사양 게임이나 앱을 윈도 애저 상에서 개발하고, 실행해 결과값만 사용자 기기에 전송하는 클라우드 스트리밍 기술을 개발중이다. 그러나 MS의 이 아이디어는 내부 실험용으로만 사용될 뿐 실제 상용화 시점은 묘연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