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 부분을 제외하고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처참하게 파손된 헬기는 사고 당시의 충격을 말해주고 있었다. 한쪽 면에 'LG' 로고가 선명하게 박힌 이 헬기 동체는 삼성동 아파트 화단에 덩그라니 남아 수습해주기를 기다렸다.
헬기 주변은 사고 직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나왔던 입주민들이 서성이고 있었다.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달려온 소방 당국 인력,몇몇 주민들이 남아 현장 처리 과정을 살피고 있었다.
16일 오전 헬기 충돌 사고를 겪은 삼성동 아이파크 입주민과 지역 주민들은 사고 후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지 못했다.
사고 직후엔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밖으로 나온 입주민들로 아파트 단지 주변이 붐볐다. 현재는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 가정 내에서 사고 현장을 지켜보는 못이 눈에 띄었다. 소방당국, 국토부 등 관계자와 몇몇 주민들만 사고 현장 주변에 남았다.
사고를 당한 102동 7세대 27명은 현재 삼성동 오크우드 호텔에 임시 거처를 마련해 대피했다.
사고 현장에는 뉴스를 통해 소식 듣고 달려온 입주민들의 가족, 지인들도 눈에 띄었다. 101동에 아들이 산다고 밝힌 이모(63)씨는 뉴스를 보고 아들 가족이 괜찮은지 알아보기 위해 사고현장을 찾았는데 아무 피해도 없다고 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모씨는 사고 당시 손자가 목욕을 하고 있었는데 헬기 프로펠러 돌아가는 소리가 가까이서 들리더니 곧 '쿵'하고 큰 소리가 났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아파트 근처를 지나가던 김모군⑮은 학원을 가려고 나왔는데 아이파크 쪽에서 쿵하고 큰 소리가 나서 달려와 봤더니 헬기가 화단에 떨어져서 연기가 나고 있었고 23층부터 27층에 구멍이 뚫려 있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또 102동 22층에 사는 친구네 집도 유리창이 깨졌다고 하고 역시 102동 14층에 사는 친구는 숙제를 하고 있는데 큰 소리가 나서 내다보니 헬기가 떨어져 있었다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아파트 주민들은 여전히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며 불안에 떨었다.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 소방당국 관계자는 주민들이 노출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8시 46분경 김포에서 이륙해 잠실 착륙장으로 운항 중이던 LG전자 소속 헬기 HL929(8인승)가 삼성동 아이파크 102동 23층과 27층 사이 외벽 창문에 추돌 후 추락했다.
102동과 101동 사이 화단에 추락한 사고 헬기는 꼬리부분을 제외하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동체가 완전히 파손됐다.
사고 헬기는 시콜스키 S-76 C++ 기종으로 이날 8시 45분께 LG전자 임원을 태우기 위해 김포공항에서 출발해 잠실 선착장으로 이동 중이었다. 사고로 헬기에 탑승하고 있던 박모 기장(58)과 고모 부기장㊲이 사망했다.
관련기사
- LG전자 “사고 헬기 탑승자 깊은 애도”2013.11.16
- 남상건 LG전자 부사장 "보상문제 협의할 것"2013.11.16
- '갤S25 엣지' 배터리·망원 지적에 삼성 임원 답은?2025.06.07
- 아마존, 사람 대신 로봇이 택배 배달 한다2025.06.07
소방당국 관계자는 안개 때문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항공철도 조사 위원회에서 블랙박스를 수거해서 분석해 봐야 정확한 사고원인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사고 헬기에 탑승했던 기장, 부기장 두 분께 깊은 애도를 표한다”며 “ 유가족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는 내용의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사고로 인해 피해를 입은 아파트 주민 여러분께도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