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업체의 독주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특히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화재 이후 PC용 D램 공급량을 늘린 삼성전자가 큰 격차를 벌리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당분간 전 세계 D램 시장에서는 ‘빅3’의 과점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13일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 매출기준으로 각각 37.1%, 28.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두 회사를 포함한 한국 업체의 점유율은 전분기 55.5%에서 67.7%로 크게 상승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 발생한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로 인한 수혜를 직접적으로 받았다. 지난 분기 삼성전자는 PC용 D램 가격 상승과 생산량 확대에 따라 D램 매출이 34억4천8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23.4%p 늘었다. 이에 따라 시장점유율 역시 지난 2분기 32.7%에서 37.1%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삼성전자가 연말까지 월 3만개 수준으로 D램 생산량을 늘리면서 25나노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수율 문제를 만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PC용 D램 비중 역시 20%에서 25% 수준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분기 처음으로 3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2위 자리를 지켰던 SK하이닉스는 지난 분기 3.7% 성장한 26억5천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전분기 40%에 이르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점유율은 30.0%에서 28.5%로 소폭 떨어졌다.
마이크론그룹(마이크론+엘피다)의 3분기 D램 매출은 23억9천800만달러에서 24억3천500만달러로 1.6% 소폭 상승했지만 점유율은 다소 떨어져 2위인 SK하이닉스와 2%p 차이를 유지했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수량 기준으로는 마이크론그룹의 D램 생산량이 SK하이닉스를 앞서 2위로 올라섰지만 30나노 공정 진입이 늦어져 평균판매단가(ASP)가 업계 평균을 밑돌면서 매출 기준 순위에서는 SK하이닉스에 뒤졌다.
4위인 난야는 이노테라로부터 받았던 D램 물량이 사라지면서 생산량이 크게 줄어 SK하이닉스 화재로 인한 수혜를 크게 받지 못했다. 난야의 지난 분기 매출은 3억8천4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8.3%p 감소했다. 5위 윈본드 매출 역시 1억2천900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5.2%p 하락했다. 파워칩은 P3 파운드리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출이 6천만달러로 전분기 대비 74.7% 크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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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3분기 전 세계 D램 시장규모는 93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9% 성장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성공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 대비 4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빅3의 과점체제가 더욱 공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이브릴 우 D램익스체인지 트렌드포스 부사장은 “올 하반기 D램 가격은 시장 수요 둔화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지난 9월 발생한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화재 이후 가격이 오르면서 업체들의 ASP가 크게 상승했다”면서 “특히 빅3의 영업이익이 지난 분기 평균 2% 상승하는 등 높은 이익률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