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화웨이 장비도입, 국내업체 타격 우려

일반입력 :2013/11/01 10:45    수정: 2013/11/01 11:50

김효정 기자

LG유플러스가 최근 2.6GHz 대역 LTE 기지국 구축에 중국 화웨이 장비를 도입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국내 통신장비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상일(새누리당) 의원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에게 (LG유플러스 중국 화웨이 장비 도입이) 국내 장비업체에 타격 받을 가능성은 없나라는 질의를 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많습니다라고 답하며 화웨이가 민간에서 쓰는 부분에서는 어쩔 수 없지만 미국에서 했던 것처럼 보안 부분은 좀 걱정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입장과는 달리 LG유플러스는 같은 날 긴급기자간담회를 열고 화웨이에서 핵심 장비를 가져온다고 하더라도 구축이나 운영은 우리가 하기 때문에 보안에 문제될 것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화웨이의 유지보수 원격 접근 관리 제안도 거절하고, 시스템 감시와 모니터링을 LG유플러스가 맡아 감청 등에 악용되는 백도어 소프트웨어를 설치를 원천차단했다는 것이다. 또 이에 대한 보안 문제를 거론하는 전문가 등에게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력 대응했다.

LG유플러스의 적극적 해명과 보안강화 의지에 따라, 논란이 되고 있는 보안 문제는 일단 사업자의 영역으로 돌아갔다. 정부 역시 '적극적으로 검토해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추후 철저한 보안 관리가 필요하다.

■ 국산 통신장비 업계, 일자리 잃을까 '노심초사'

다만, LG유플러스의 화웨이 장비 도입에 대한 국내 장비업계의 파급력은 쉽게 잦아 들지 않는다. 표면상으로 통신기지국에 쓰이는 장비를 공급하는 곳은 삼성전자, 에릭슨LG, NSN 정도다. 삼성전자만 제외하면 외국계 기업이다. 그러나 이들 업계에 종사하는 임직원들과, 이들에게 부품 등을 납품하는 하청업체도 상당수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에릭슨LG 같은 회사는 우리나라 연구원들이 많아서 실질적으로는 한국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라며 (화웨이 진출로) 물량이 감소하면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등의 관련 하청업체들은 '슈퍼갑'인 통신사 눈치를 보느라 의견 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업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현재 LG유플러스가 화웨이 장비를 어느 정도 규모로 도입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화웨이 장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성능도 나쁘지 않아 통신사로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은 사실이다. 시장 논리에서 보자면, LG유플러스의 선택을 누구도 탓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내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대부분의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국산 장비산업 발전에 대한 기여도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바램이다.

이러한 차원에서 미래부는 오는 2017년을 목표로 명품ICT 장비 22개 품목 육성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당 육성방안을 총괄하고 있는 강성주 미래부 융합정책관은 최근 화웨이 장비의 국내 도입이 국내 통신장비 산업에 어느 정도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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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현재 통신장비를 포함 22개 장비 및 부품 산업 발전방안을 마련 중이며 연말까지 산학연 공동으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완성할 것이라며 연구개발 지원으로 국산제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추후 국산제품을 도입하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화웨이가 국내에 중소상생 협력을 위한 R&D센터 구축에 협력키로 하고, 화웨이의 해외 기반을 활용해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