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미래부, KT 조사…위법 여부 판단

일반입력 :2013/10/31 18:24    수정: 2013/10/31 18:49

정현정 기자

KT가 보유한 무궁화위성을 불법적으로 헐값에 매각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정부가 KT의 대외무역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조사 착수에 이어 미래창조과학부 역시 다음주 청문회를 열어 내용을 확인할 예정이다.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KT가 매각한 무궁화위성이 전략물자인지 여부를 판정하기 위해 KT에 전략물자관리원의 조사를 받을 것을 권고한 상태다. KT가 법을 위반한 것으로 최종 판정되면 최대 3년 이내 전략물자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수출입 제한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

앞서 KT는 이날 실시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무궁화위성을 허가 없이 해외에 팔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 소속 유승희 의원은 KT가 무궁화위성 3호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대외무역법상 전략물자 수출허가를 취득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KT는 이석채 대표 취임 이후 1년이 지난 2010년 무궁화위성 2호를, 2011년 무궁화위성 3호를 홍콩 위성서비스 전문기업인 ABS에 미각했다. 1천500억원과 3천19억원이 투자된 무궁화위성 2,3호는 각각 40억4천만원과 5억3천만원에 매각됐다.

유 의원 측은 2호에 비해 성능이 더 좋은 무궁화 위성 3호가 설계 수명 10년이 끝나고 5년이 더 지난 2호 가격의 8분의 1인 헐값에 팔린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무궁화위성은 대외무역법에 따라 수출입시 사전 허가를 얻어야 하는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략물자관리원 내부검토 결과 KT가 매각한 무궁화위성이 전략물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면 산업부는 내부지침에 따라 KT에 대한 3년 이내 전략물자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한 수출입 제한 조치와 교육 등 행정처분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 전략물자관리원 검토에는 통상적으로 15일이 소요된다.

■ 전기통신사업법, 전파법 등 위법 여부도...

또한 위성 처분 시에는 전기통신사업법과 전파법에 따라 미래창조과학부 승인도 받아야 한다. 그러나 KT는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국감에 출석한 최문기 미래부 장관은 KT가 (무궁화위성을)지난 2011년 매각했지만 올해 4월에서야 미래부에 보고를 해서 알았다며 다음 주 중 KT 청문 절차를 열고 법률 위반 시 적절한 처벌을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KT는 1996년과 1999년에 발사된 무궁화 2·3호기는 각 10년, 12년의 수명이 종료된 폐기위성이어서 전략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법 매각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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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이에 대해 헐값 매각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과 법률 위반 해석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KT 측은 무궁화위성 2, 3호기는 수명이 다된 폐기위성이라 전략물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사용 중이거나 사용될 위성이 아닌 폐기한 위성에 대해 인가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가 법에 나와 있지 않다는 것이다.

KT관계자는 유 의원실에서 제기한 헐값 매각 의혹에는 운영비, 유지비, 관제비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면서 또 무궁화2, 3호를 매각할 당시 이미 5호와 6호를 운영하고 있던 상태로 통신사업자들이 설비를 폐기할 때에는 특별한 신고를 거치지 않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폐기 신고 없이 진행이 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