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최강인 아카마이에서 최근 중량감있는 발표가 연이어 쏟아졌다.
핵심은 패스트TCP 기술을 CDN 플랫폼에 적용하는 것과 미디어 트랜스코딩 시장 진출로 요약된다. 플랫폼을 보유한 아카마이가 CDN 생태계를 완전히 평정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마렛 모노넌 아카마이 제품 마케팅 매니저 는 기자들과 만나 아카마이 패스트TCP 기술과, 엔드투엔드 미디어 워크플로우 솔루션을 소개했다.
모노넌 매니저는 “최근 네트워크 트래픽이 폭증하면서, 모바일 사용자의 동영상 콘텐츠 이용도 급증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아카마이는 다운로드 속도를 높이고, 디지털 생태계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아카마이는 지난달말 패스트TCP를 아카마이인텔리전트플랫폼 표준 기능으로 적용했다. 작년 패스트소프트 인수로 확보한 표준 TCP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인터넷 전송 속도와 품질을 대폭 향상시켰다.
패스트TCP는 지연기반알고리즘에 기반한 최적화 기술이다. TCP/IP 전송 시 신호를 받는 쪽의 상태와 네트워크 상황을 인지하면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전송함으로써 안정적인 대역폭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패킷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패스트TCP를 적용하면 네트워크 인프라 자체가 좋지 않아도, 전체적인 대역폭을 높이면서, 전송상태도 균일하게 만들 수 있다. 아카마이가 북미와 유럽에 적용한 결과 북미의 경우 15%, 유럽은 22%의 전송속도 향상을 보였다.
일본, 중국 등에 적용한 결과 일본이 8%, 중국은 105% 속도 향상을 보였다. 인프라가 나쁠수록 그 효과가 커진다는 증거다. 리버퍼링 성능도 40% 증가됐다. 모노넌 매니저는 “패스트TCP 적용을 통해 최소, 최고, 평균 대역폭 스루풋이 향상됐으며, 안정적이고 일관된 스루풋을 기록하게 됐다”라며 “패스트TCP는 표준으로 들어가 추가과금없이 모든 고객에게 성능향상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카마이는 미디어전송 솔루션인 ‘솔라’에 트랜스코딩과 패키징 모듈도 추가했다. 이에 따라 콘텐츠 제작사나 공급자는 별도 솔루션으로 동영상 포맷을 변환하지 않고 아카마이 솔루션 속에서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모노넌 매니저는 “디지털 생태계에서 아카마이의 역할은 콘텐츠를 CP에서 입수해 최종 사용자에게 전달하고, 콘텐츠가 소비되는 내용을 분석해주는 것이었다”라며 “프리페어 단계는 빠져있었는데, 스트리밍 품질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인이 프리페어 단계란 판단으로 솔라에 이를 추가했다”라고 밝혔다.
솔라 미디어 솔루션은 기존 솔라 애널리틱스, 솔라 스피어에 솔라 비전이란 구성요소를 포함하게 됐다. 솔라 스피어는 미디어 저장과 전송을 담당하는 CDN 요소이며, 솔라 애널리틱스는 콘텐츠제공자에게 최종소비자의 이용행태 모니터를 가능하게 하고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솔라 비전은 커넥트, 프로텍트. 어댑트란 세부 요소로 이뤄졌다. 동영상을 아카마이 웹사이트나 자체 콘솔로 클라우드에 올리면 자동으로 코덱, 해상도, 화질별 버전을 생성해준다.
사용자가 동영상을 감상할 때 해당 기기의 해상도와 포맷에 맞는 버전을 전송해주고, 네트워크 대역폭 상태에 따라 화질버전을 바꿔 전송해 버퍼링을 줄인다. 동시에 콘텐츠에 DRM과 보안조치를 집어넣어준다.
이 같은 트랜스코딩과 패키징 작업은 그동안 CP가 자체적으로 수행하기보다 외부업체에 외주용역을 주는 항목이었다. 방송사가 동영상을 제작해 트랜스코딩업체에 보내면, 해당 업체는 웹서비스용, 포털 제공용 등으로 파일을 변환해준다.
CP는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때마다 트랜스코딩 작업을 외부에 맡겨야 하므로, 시간과 비용이 증가한다. 혹은, 전용 장비와 SW를 구매해 직접 수행하기도 했다.
모노넌 매니저는 “CDN을 제공해오면서 동영상 스트리밍 시 나타나는 여러 장애의 70%가 트랜스코딩에서 비롯된다는 걸 깨달았다”라며 “단일 플랫폼을 사용하면, 워크플로우를 간소화하면서, 콘텐츠 소비까지 복수의 단계를 고객이 거치지 않아도 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가적으로 단일 플랫폼 속에서 각 단계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최고의 성능이 나올 수 있도록 한다”라며 “모든 기기에서 프레임이 왜곡되지 않게 해주므로 서비스 품질이 높아진다”라고 덧붙였다.
아카마이의 패스트TCP와 솔라 비전 출시는 사실상 CDN 생태계를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의지표명으로 보인다. 아카마이는 최근 고객컨퍼런스 ‘엣지’를 통해 오픈플랫폼을 발표하고, 다양한 API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여러 CDN 생태계 속 솔루션과 연동되게 하겠다는 것이지만, 사실상 아마카이가 모든 영역에 진출한다는 신호탄으로도 읽힌다. 통신사나 인터넷서비스업체 등이 아카마이의 솔루션을 재판매하는 형태가 늘어나고, CDN 서비스회사의 판매제품 속에 아카마이 CDN 솔루션을 라이선스 하는 방식이 늘어나는 탓이다.
패스트TCP는 패스트소프트가 주도적으로 개발한 표준 기술로 그동안 여러 CDN회사들이 사용해온 기술이다. 아카마이의 패스트TCP 지적재산권 확보에 따라, 경쟁 CDN업체들은 패스트TCP 기술 사용을 재검토할 상황에 놓여있다.
솔라 비전의 출시는 그동안 외부업체 시장으로 남겨뒀던 영역에도 대형 플랫폼 회사가 진입하는형태다. 또한 최근 관리부담 심화와 비용절감압박에 대한 서비스제공회사의 상황을 노린 전술이기도 하다.
관련기사
- 아카마이, "한국 인터넷 속도 1등"2013.10.30
- 아카마이, TCP 최적화 기술 '패스트TCP' 공개2013.10.30
- 아카마이, 하드웨어 없는 OCDN 출시2013.10.30
- KT, 아카마이와 매니지드CDN 계약2013.10.30
일단 국내 CDN업체 관계자는 “패스트TCP의 경우 여러 TCP 최적화 기술이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며 “미디어전송솔루션은 각 사마다 장점이 있는 만큼 궁극적으로 서비스품질에 시장향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씨디네트웍스 측은 “현재 자체적으로 개발한 TCP 최적화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대안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