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9일 SBS가 지상파 3D 방송을 세계 최초로 시작한다. 최근 화두가 되는 UHD 방송에 앞서 거론된 차세대 방송인 3D 방송의 첫 단추를 꿴다.
준비는 마쳤다. 향후 3D 방송의 흥행 여부가 활성화 기로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실제 시청자와 광고주의 반응이 지속적인 3D 지상파 방송 향방의 칼자루를 쥐게 됐다.
23일 SBS와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SBS는 11월 9일 0시 15분에 3D 본방송 프로그램인 ‘TV속 움직이는 세상 The 3D’를 방송한다. 주말 야간 시간대에 SBS 간판 시사 프로인 ‘그것이 알고싶다’ 직후에 편성했다.
앞서 지난 9월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상파 3D 방송 개시를 위한 기술기준 개정절차를 마치고 고시했다. 제도적인 준비도 마친 것이다.
TV 제조사인 LG전자는 다음달 10일까지 지상파 3D 방송을 앞두고 용산영 아이파크몰, 과천 서울랜드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3D TV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SBS 3D 방송은 어떻게?
우선 지상파 3D 방송은 순수 국산 개발 기술인 듀얼 스트림을 사용한다. 일반 TV는 기존처럼 2D 영상을 시청하고, 3D TV를 보유한 시청자는 3D 방송을 보는 식이다.
듀얼스트림이란 TV 방송신호를 송출할 때 기존 지상파 기술을 그대로 사용해 좌(左) 영상을 보낸다. 동시에 2배로 압축한 우(右) 영상 신호를 보낸다. 3D TV에선 두 영상을 조합해 3D 입체 영상을 보여주게 된다.
이 기술은 지난 1월 북미 디지털방송 표준화단체인 ATSC의 표준으로 지정됐다.
3D TV 보급은 많이 이뤄진 편이다. 최근 국내 TV 제조사의 스마트TV 신제품은 대부분 3D 방송 시청을 지원한다.
다만 콘텐츠 제작이 여전히 까다롭다. 비용부터 비싸다. SBS 이상진 박사는 “기존 일반 방송과 비교해 제작 비용이 두 배 정도가 든다”고 말했다.
3D 방송 송출도 쉽지 않다. 일반 2D 방송을 송출하다가 3D로 변환한 뒤 2D로 다시 전환해야 한다. 방송 사고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뜻이다.
■시청자 제조사 광고주 반응에 따라 갈림길
SBS는 ‘TV속 움직이는 세상 The 3D’와 함께 아이돌 가수의 콘서트를 촬영한 ‘지식나눔콘서트 아이러브인’을 3D 방송으로 내보낼 계획이다. 연내 3D 방송 제작 계획은 두 프로그램이다.
이후 추가로 3D 방송 제작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상진 박사는 “정부 요청에 따라 함께 3D 방송을 준비해왔다”며 “우선은 시청자 호응과 광고주의 반응을 지켜본 뒤에 추가 제작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서는 세계 최초 지상파 3D 방송인 만큼 기대치는 높다. 다만 제작비가 높고 별도의 안경을 써야하는 시청자의 부담감도 적지는 않다는 점 때문에 난관도 예고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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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한 관계자는 “3D 방송을 준비하다 포기한 방송사도 있지만 SBS 3D 방송의 반응에 따라 다시 도전할 가능성도 높다”고 내다봤다. 콘텐츠가 아닌 하드웨어 중심으로 발전한 3D TV 시장인 터라 제조사의 적극적인 지원도 3D 방송의 힘을 보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SBS도 3D 방송 송출 계획까지 세웠지만, 별도의 3D 방송 전담 조직은 없는 실정이다. 일부 장비도 구매가 아닌 렌탈 방식이다. 첫 3D 방송에 따라 이 부분도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