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분크림을 사러 올리브영에 들렀다. 가을바람에 피부는 계속 건조해지는데 마침 수분크림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수분크림에다가 헤어팩까지 추가로 사고 나서 바로 옆의 T월드 매대로 이동했다. 아니, 이동이라기보다는 그냥 매장 내에서 몇 걸음 걸은 것이 다다. 더럽고 뜯어진 스마트폰 커버를 바꾸기 위해 예쁜 새 커버를 구경했다. 들른 김에 갤럭시노트3 등 최신 스마트폰 가격에 대해서도 상담을 받았다.
17일 오후, 서울 압구정에 있는 T월드+올리브영에 들렀다. SK텔레콤과 올리브영이 국내 최초 통신-헬스&뷰티 융합 매장을 표방, 지난 7일 야심차게 문을 연 곳이다.
구체적인 위치는 압구정역 3번 출구에서 나와 채 200m도 가기 전에 위치한 CJ압구정타운이다. 1층 CGV 입구 옆 거리 쪽으로 난 매장에서 올리브영과 T월드가 나란히 자리 잡고 고객들을 유혹한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매장이 한 눈에 들어온다. 예상했던 것보다는 크지는 않았지만 최대한 공간을 활용한 듯 보였다. 출입문은 두 개지만 내부 공간은 연결된 형태다. 고객들이 건강, 미용 용품을 고르다가 스마트기기를 체험할 수 있는 식이다.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고르다보니 T월드로 자꾸 눈이 간다. 수분크림을 산 후 스마트폰 커버도 하나 새로 장만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립글로스를 고르던 친구도 약정이 다 돼간다며 온 김에 스마트폰 상담을 받고 가겠단다.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여성 고객들의 유입이 이뤄지는구나 싶었다.

수분크림을 구매했더니 액정보호필름을 붙여주는 서비스도 받았다. 어차피 사려고 했던 제품을 사고 무료로 필름교체 서비스를 받으니 득을 본 느낌이다.
T월드 대리점 관계자는 “올리브영에서 물건을 사거나 고르시던 분들이 T월드까지 오셔서 휴대폰이나 액세서리 등을 많이 구경한다”며 “반대로 커플이 같이 오셔서 상담을 받으신 후 올리브영에서 제품을 사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리브영이 옆에 있다 보니 아무래도 일반 대리점 등에 비해 여성 고객들의 비중이 더 높아진 것은 맞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리브영 판매 관계자 역시 “양측 매장 문으로 각각 들어오신 분들이라도 오셨다가 한 번씩은 둘러보고 간다”며 “매장이 붙어있으니까 신기해하시며 이리저리 오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T월드+올리브영이 기록한 성과도 좋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 7일 문을 연 이후 판매 실적은 여타 매장 평균과 비교해 3배 정도 뛰었다. 매장에 문을 열고 들어오는 방문객(올리브영 포함)은 평균 대비 무려 5배나 많은 수준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T월드+올리브영의 성과가 소위 ‘대박’ 수준으로 상당히 괜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현재 다양한 교차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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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실제 공간은 다소 협소한 듯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올리브영 매대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약간 답답한 느낌인 데다 전문 매장보다는 전시된 제품이 부족한 것 같았다. 또 양측 매장 직원들이 각각의 유니폼을 입은 채 서로의 영역을 철저히 지키는 모습이 물리적인 결합에만 그친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다.
이날 T월드+올리브영을 방문한 김유경㉚씨는 “이전에는 일 없이 대리점을 들어가기가 다소 꺼려지는 점이 있었다면 여기서는 화장품 등을 고르다가 쉽게 넘어갈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